‘노인 미끄럼 사고’ 여름에 가장 많아

미끄러운 화장실 바닥이 문제

‘노인 미끄럼 사고’ 여름에 가장 많아‘낙상’이라면

겨울철 빙판길을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낙상 사고는 여름에 더 많다. 아침저녁 샤워로

마를 날 없는 욕실 바닥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 위해감시 시스템에 접수된 사례 분석에 따르면 2006년 1월~2008년

12월 3년간 실내 낙상 사고는 모두 1206건으로 이중 7~8월 두 달 사고가 20.8%를

차지했다. 겨울철인 12~1월의 15.8%보다도 많다.

한 관절전문 병원의 조사도 마찬가지다. 강서제일병원이 2003~2008년 병원에 온

50대 이상 1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낙상 골절 환자가 12월 8.9%인 반면 7월에는

9.5%로 늘어났다.

이처럼 노인 낙상이 여름에 많은 것은 한국의 독특한 욕실 구조 때문이다. 서구에서는

욕실 바닥에 배수구를 설치하지 않아 욕실 바닥이 건조한 편인 반면 한국식 욕실은

물을 마음껏 쓸 수 있는 습식 구조여서 항상 욕실 바닥에 물이 있고 미끄러지기 쉽다.

소비자원 소비자안전본부 생활안전팀 신국범 차장은 “아파트 생활이 늘어나면서

여름철 욕실 낙상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며 “산업규격에 욕실 바닥 타일의

미끄럼 저항 항목이 추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욕실 바닥 타일에 대한 미끄럼 저항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욕실 바닥은 물기가 있을 때에도 마찰계수 0.5 이상을 유지해야 안전하다.

그러나 소비자원 조사 결과 국내 욕실 바닥의 86.7%는 물기가 있을 때 마찰 계수가

0.4 이하여서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화장실 낙상을 방지하는 데는 시판되는 미끄럼 방지 테이프나 욕실용 깔판 등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특히 미끄럼 방지 테이프는 욕실 바닥뿐 아니라 외출용 신발,

계단 등에도 여러 용도로 쓸 수 있어 낙상으로 인한 병원비와 비교한다면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낙상은 뼈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위험하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 다리, 발, 팔,

손, 허리, 골반 등의 뼈와 관절을 다친 비율이 전체의 29.7%를 차지했다. 특히 노인들은

젊은 사람보다 평형 감각이 떨어지고 다리 힘이 약하므로 미끄럼 사고에 더 주의해야

한다. 노인들은 뼈에 칼슘이 부족해 한 번 넘어지면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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