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광우병과 유사한 CJD 환자 급증
2001년 5명에서 작년 28명으로 늘어나
뇌에 구멍이 송송 뚫리는 증세로 때로 인간광우병으로 착각되기도 하는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의
국내 환자가 지난 2001년 공식 보고된 뒤 매년 발병 사례가 늘고 있으며, 지난해
발병자는 28명이었다고 질병관리본부가 14일 밝혔다.
CJD 발병 환자 숫자는 2001년 5명을 시작으로, 02년 9명, 03년 19명, 04년 13명,
05년 15명, 06년 19명, 07년 18명, 지난해 28명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를 먹고 감염되는 변종CJD(인간광우병)에
걸렸다고 의심되는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CJD는 퇴행성 뇌질환의 하나로 1921년 처음 독일 신경학자 한스 크로이츠펠트와
알폰스 야콥이 발견했다. 60세 안팎에 주로 발생해 치매와 운동능력 상실 등 신경학적
이상 증세를 보이며 빠르게 진행돼 대개 발견 1년 안에 사망한다.
CJD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산발성, 가족성 등으로 나뉜다. 치매와
같은 일반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산발성이
전체의 85~90%를 차지하며, 유전의 영향을 받은 가족성은 5~10%, 수술장비 등에
감염돼서 걸리는 의인성은 5% 이하다. 질병관리본부가
14일 밝힌 바에 따르면 작년 국내 CJD 환자는 산발성이 25건, 가족성이 3건이었다.
세계적으로 산발성 CJD는 인구 100만 명 당 0.5~2.0명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어 한국은 아직 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01년부터 CJD
표본감시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CJD 발생보고가 급증한 것은 광우병 파동 이후
CJD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2001년부터 진행한 감시 체계가 정착됐기 때문”이라며
“보고된 환자가 28명이지만 앞으로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신경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전국의 328개 의료기관에 표본감시
의료기관을 지정해 감시 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며, 신고된 CJD 환자가 사망할 때까지
추적관리 한다.
올해 CJD 신고 사례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직접 사례 조사를 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감시평가위원회(위원장 지제근 서울대 병리학과 명예교수)가 최종 확인했다.
한편 CJD와 증세가 유사한 변종CJD(인간광우병)는 1996년 영국에서 처음 보고됐으며,
증세는 정신 이상, 신경학적 이상 등이다.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으면 발병하는
인간광우병은 일단 증세가 나타난 뒤 사망에 이르는 기간이 평균 14개월이며,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29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