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은 감기 예방약
깊은 잠 자는 사람, 감기 잘 안 걸려
잠을 충분히, 깊이 자는 사람은 독감 예방백신을 맞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론 이클리스 교수 팀은 평균 나이 37세의 성인 남녀 153명을
대상으로 코에 직접 감기 바이러스를 주입한 결과, 잠을 제대로 자는 사람이 감기에
걸리는 비율은 그렇지 않은 사람의 5분의1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우선 피실험자들을 대상으로 하루에 몇 시간을 자는지, 잠자리에 누웠을
때 쉽게 잠에 빠지는지, 중간에 깨는지, 잠 잘 때 편안함을 느끼는지 등을 조사했다.
그리고 연구진은 이들을 무균실로 옮긴 뒤 일반적인 감기 바이러스가 든 용액을
코 속에 넣어줬다. 감기 바이러스가 침입하는 상황을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었다.
5일 뒤 감염 여부를 확인한 결과 3분의1 정도인 43명이 감기에 걸렸다고 응답했다.
수면 시간을 점검해 보니 하루 7시간 미만으로 자는 사람은 8시간 이상 자는 사람에
비해 감염된 비율이 2.94배나 됐다.
수면의 질과는 더욱 상관 관계가 컸다. 전체 수면 시간 중 92%만 제대로 잠을
자고 나머지 8% 시간은 뒤척거린 사람은, 수면 시간의 98%를 제대로 자는 사람에
비해 감염된 비율이 5.5배나 높았다. 잠을 자면서 느끼는 편안함은 감기 감염과 별로
연관성이 없었다.
잠자는 시간 또는 질에 따라 감기 감염 정도가 달라지는 이유는 잠이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주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잠이 부족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사이토킨이나
히스타민 등이 분비돼 면역 기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이클리스 교수는 “잠이 면역체계와 관련된다는 것은 아픈 사람이 쉽게 피로와
졸림을 느끼는 현상으로도 확인된다”며 “잠을 충분히 자야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돼
감기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쁜 현대인이나 젊은 층은 수면시간이 적어 감기에 걸릴 위험이 특별히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 등 인터넷판
등이 13일 보도했으며 미국 ‘내과학 기록(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