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에 에이즈 치료제까지…올해를 바꿀 바이오 기술은?

MIT 선정 '2025년 10대 혁신 기술'에 제약바이오 분야 2건 포함

MIT 리뷰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난치병 치료법과 HIV 바이러스 예방 약물을 2025년 혁신 바이오 기술로 선정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MIT 테크놀로지 리뷰(이하 MIT 리뷰)가 선정한 2025년 10대 혁신기술에 줄기세포 치료법과 장기지속형 HIV 예방 주사제 등 제약바이오 분야 기술이 두 건 포함됐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발행하는 IT·테크 전문 저널로, 매년 인간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주며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신기술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 10대 혁신기술에는 △베라 루빈 천문대 △생성형 AI 검색 △소형언어모델(SLM) △소 트림 감소제 △로보택시 △청정 제트연료 △고속학습 로봇 △장기지속형 HIV 예방제 △녹색철강 △효과적인 줄기세포 치료 등이 포함됐다.

줄기세포가 이끌 '의료 혁명'? 뇌전증과 당뇨도 치료한다

인간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수정'이 일어난 뒤 4~5일 이내인 초기의 생명 단계를 '배아'라고 한다. 배아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는 우리 몸에 필요한 어떤 세포나 조직으로도 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다양한 치료법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고려대안암병원·세브란스병원 공동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를 바탕으로 '도파민 세포치료제'를 만든 뒤 이를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이식해 치료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같은 해 9월에는 중국에서 줄기세포를 활용해 제1형 당뇨를 치료하는 연구도 진행됐다.

파킨슨병과 제1형 당뇨 모두 현재로서는 완치를 위한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기에 그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MIT 리뷰는 앞선 사례들처럼 줄기세포 치료법을 통한 난치병 치료 시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5년 이내에 대부분의 난치병에 대한 실마리를 잡을 수 있는 '의료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진행중인 줄기세포 관련 임상시험은 총 116건이다. 정식 상용화 절차에 돌입한 치료제는 12개다. 의료계는 다른 치료법과 비교해 부작용 위험이 적고 다양한 활용처에 적용할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에 큰 시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에이즈 완전종식, 눈앞으로 다가왔다?

MIT 리뷰는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 주사제 역시 혁신기술로 선정했다. HIV는 에이즈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다. 감염 후 에이즈로 발전하면 면역세포가 파괴돼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서 다양한 합병증의 위험이 커진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는 1회 접종만으로 6개월간 HIV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약물(레나카파비르)를 개발하고 있다. 이 약물은 2180명이 참여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에서 99.99%의 예방률을 보였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지난 2022년부터 처방되고 있다.

현재 에이즈 치료는 항바이러스제를 매일 복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치료 효과 지속 기간을 늘린 신약들이 등장하며 투여 빈도나 편의성 면에서 진보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레나카파비르는 연 2회 투여로 에이즈를 예방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기대감을 바탕으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해 최고의 과학 성과 중 하나로 레나카파비르를 뽑았다. MIT 리뷰 역시 "유엔이 2030년 에이즈 완전 종식을 목표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약이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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