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허리디스크인가요? 척추관협착증인가요?"

[나누리골(骨)키퍼]

현대인의 삶에서 허리 통증은 흔히 경험하는 문제인데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많은 환자들이 혼동할 수 있는 대표적인 척추 질환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원장님, 제 진단명은 허리디스크인가요? 척추관 협착증인가요?”

어김없이 오늘도 외래 진료를 보다가 이런 질문을 받았다.

허리 디스크라고 하면 좋아하시고 척추관 협착증이라고 하면 침울해하는 환자분들이 있다. 현대인의 삶에서 허리 통증은 흔히 경험하는 문제인데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많은 환자들이 혼동할 수 있는 대표적인 척추 질환이다. 이 두 질환을 굳이 나누어 이야기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지만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많이들 궁금해하시는 이 질환들의 차이점, 증상, 진단 방법 그리고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허리디스크란?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말랑한 연골 조직인 디스크가 탈출하여 주변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를 말한다. 디스크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지만 외부 압력이나 노화로 인해 그 안의 수핵이 밖으로 튀어나올 때 문제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과 여러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허리디스크는 주로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며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나 무리한 동작이 주 원인이다.

주요 증상인 방사통은 허리에서 엉덩이, 다리로 이어지는 날카롭고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앉아 있거나 오래 걸어도 계속 아프며 때론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자세를 바꾸어도 통증이 지속되고 나아지는 경우가 드물다. 아픈 다리의 감각 저하와 근력 약화가 보이기도 하는데 심한 경우 발목이나 발가락의 힘이 약해지고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이란?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척추관이 좁아지는 원인은 척추관을 이루는 뼈의 골화 및 비후, 인대의 두꺼워짐 혹은 디스크의 돌출 및 탈출 등이다. 척추관 협착증은 주로 중장년층에서 발생하며 척추의 퇴행성 변화와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척추 전방전위증과 같은 구조적 불안정성도 척추관을 좁아지게 만들어 척추관 협착증의 증상이 척추 전방전위증에서도 나타난다. 척추관 협착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가 이에 해당하기에 심각한 디스크 탈출로 인하여 척추관이 좁아지는 경우도 포함한다.

특징적인 증상은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이다. 간헐적 파행은 5~10분 정도 걸으면 다리와 엉덩이에 통증이나 저림이 발생하고 앉아서 쉬거나 몸을 앞으로 구부리면 증상이 완화된다. 종아리가 무겁고 터질 듯한 통증이 나타나면 휴식을 취해야만 증상이 나아진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은 어떻게 진단할까?

MRI 검사는 허리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을 정확히 진단하는 데 가장 유용한 검사이다. 허리디스크의 MRI에서는 디스크가 탈출하여 신경을 압박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 척추관의 지름이 좁아지고 신경이 눌리는 것이 확인된다.

신경학적 검사를 진행하면 허리디스크의 경우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누워있으나 앉아있으나 통증이 지속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는 누워 있을 때는 통증이 거의 없지만 걸을 때 다리 통증과 저림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으며 어느 정도를 걸으면 (5-10분 정도) 다리가 무거워지고 엉치가 빠질 것 같아 앉고 싶어지며 주저 앉으면 편안해지는 증상을 보이는데 이를 신경인성 파행이라고 한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의 치료 방법

두 경우 모두 초기에는 대부분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데 허리디스크는 약물 치료와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소염제와 스테로이드 주사 같은 신경차단술이 사용되며 물리치료와 도수치료 등을 통해 척추 주위의 근육을 강화하여 부담을 줄인다. 터진 디스크의 경우 수술하지 않고도 치료만으로도 잘 흡수돼 완치되는 경우도 많다. 수술적 치료는 증상이 심각하고 마비 증상이 동반될 경우, 미세 현미경 수술이나 내시경을 통한 디스크 제거술이 시행될 수 있다. 수술의 목적은 디스크를 제거하여 신경의 압박을 없애는 것이다.

척추관 협착증 치료는 약물치료와 함께 허리와 복부 근육을 강화하고 유연성을 길러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운동 재활 치료가 있으며 협착 부위의 염증과 통증을 줄이기 위하여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을 시행할 수 있다. 사실 근본적인 치료는 좁아진 관을 감압하여 척추관을 넓히는 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되며 심한 협착증에는 고정술이 추가될 수 있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은 증상과 병리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허리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기를 권장한다.

    김승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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