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때론 허리에 ‘독’일 때도 있다?

[나누리 골(骨)키퍼]

허리 통증이 발생했다면 무리해서 운동하지 말고 일단 쉬는 게 답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열심히 운동을 하는 젊은이들의 열정은 추위를 녹여버린다. 얼마 전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가 허리와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20대 환자(A씨)가 내원했다. 데드리프트 자세가 잘못되었는지 심한 요통이 있었고, 다행히 다리로 내려가는 방사통은 없는 상태였지만 누웠다 일어날 때 통증이 심해지며 양말을 신기조차 어렵다며 찾아왔다.

요추 MRI 등 정밀검사를 해보니 제5요추-제1천추간 중심성 추간판 탈출 소견이 보이고 부분적 신경압박이 있어 바로 당일 신경성형술을 시행하였다. 다행히 금방 호전되어 다음날 회진 때 바로 퇴원하라고 전했다. A씨의 어머니는 “우리 애 운동 좀 그만하게 해달라”라고 했지만 A씨는 어머니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할 수 있냐”라고 물었다. 무리한 운동이 디스크를 유발했으니 이제는 적당히 하기로 다짐을 받았지만 퇴원하는 뒷모습은 다시 만날 것 같아 영 불안하다.

젊은 세대들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진료를 보러 오면 "허리가 아픈데 운동을 해도 될까요?", "어떤 운동이 척추에 좋고, 또 나쁜 운동은 뭐예요?"라는 질문을 주로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상세하게 알려드리고자 한다.

먼저, 운동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자면 운동을 하는 이유는 근육을 길러 미리 부상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척추 건강을 지키는데 가장 좋은 예방책 역시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적절한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은 척추 주변의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운동은 통증이 생겼을 때 이를 ‘치료’하는 방법은 전혀 아니다.

만일 허리 통증이 발생했다면 무리해서 운동하지 말고 일단 쉬는 게 답이다.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운동은 ‘안 아프고 건강할 때’ 꾸준히 해야 ‘척추를 지키는 예방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1. 걷기 운동과 등산

가벼운 걷기는 척추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척추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주변 근육을 부드럽게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등산은 척추관 협착증 등이 있는 분들이라면 조금 주의가 필요하다. 산을 오를 때는 허리를 자연스럽게 굽히게 되어 통증이 줄어든 느낌이 들 수 있으나 힘을 다 쓰고 올라가 지쳐서 내려올 때는 허리가 젖혀지면서 척추에 큰 부담이 간다. 버티는 힘이 없어 넘어져 다칠 수 있으니 허리가 아프신 분들, 특히 척추관 협착증이 있으신 분들의 경우 무리한 등산은 피하는 것이 좋다. 평지를 걷기나 가벼운 산책을 더 추천한다.

2. 척추 건강에 나쁜 운동

모든 운동이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다. 척추 환자에게는 특히 급격한 동작이나 큰 힘이 가해지는 운동이 위험할 수 있다. 탁구, 배드민턴, 테니스처럼 급격하게 몸을 움직이거나 공을 치기 위해 무리한 동작을 할 수 있는 운동은 척추에 부담을 준다. 스쿼트, 데드리프트 같은 근력 운동은 허리에 큰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디스크 압이 올라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허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내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고, 무리한 동작은 피해야 한다. 운동을 하기 전에 척추 전문 의료진과 먼저 상담을 진행하기를 권한다.

3.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

수영은 물속에서 하는 운동이라 척추에 부담이 적고 근육을 강화하는 데 탁월하다. 수영이 싫다면 물에서 걷는 것도 좋고 아쿠아로빅도 좋다. 편지를 천천히 걷는 가벼운 산책만으로도 척추 주변 근육을 부드럽게 단련시킬 수 있다. 스트레칭과 정적인 운동은 허리와 주변 근육을 이완하고 강화하는 데 좋다. 모든 운동은 무리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통증이 발생하면 일단 쉬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고,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도 할 수 있는 것의 80%만 하는 것이 건강한 운동법이라 할 수 있다.

4. 운동 중 통증이 있다면

운동 중 허리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멈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만 참으면 좋아지겠지, 괜찮겠지’ 하면서 운동을 계속하면 오히려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통증이 지속되면 꼭 척추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근육통은 보통 2~3일 안에 사라지지만, 그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운동은 건강을 위해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핵심이다. 너무 과도한 운동은 척추에 무리를 준다. 적당한 운동으로도 충분히 허리 근육을 기를 수 있으니 젊을 때부터 건강한 척추를 유지하길 바란다.

    김승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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