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모녀·장남 극적 화해...경영권 분쟁 해결되나
임종훈 대표 "형님 임종윤 이사와 논의 중"
경영권 다툼 중인 한미사이언스 4자연합과 임종윤 사내이사가 손을 잡았다. 이에 따라 오너가 모녀와 장차남 측이 연초부터 이어져 오던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해결 실마리를 찾을 지 주목된다.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그룹 4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 측은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가 보유한 지분 5%를 매입하고 ▲경영권 분쟁 종식 ▲그룹의 거버넌스 안정화 ▲(전문경영인 중심) 지속가능한 경영 체제 구축이라는 합의를 도출했다고 26일 밝혔다.
최대주주 측 관계자는 “이번 합의를 통해 그룹 거버넌스 이슈를 조속히 안정화하고, 오랜 기간 주주가치를 억눌렀던 오버행 이슈도 대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한미는 하나의 큰 방향성을 가지고 ‘글로벌 한미’를 향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 나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임종윤 주주도 4자연합에 적극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당사자들의 사적 이익을 우선하거나 도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한미약품그룹의 기업가치 제고와 안정적 경영, 그리고 이를 위해 협력하는데 필요한 것임을 상호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한 최대주주간 분쟁 종식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담은 화합이라는 설명이다. 상호 협력의 시작으로, 4자연합과 임종윤 주주는 상호간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 고발은 모두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그룹은 이번 합의와 함께 주주들에게 “지난 1년 간 심려를 끼쳐 드렸다.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이제 모든 갈등과 반목은 접고, 한미의 발전만을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겠다”고 했다.
이어 “전문경영인 체제를 탄탄히 구축하고, 정도 경영과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님들께 보답하겠다”며 “화합과 협력의 정신을 토대로, 글로벌 한미, 제2의 창업 정신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합의로 올해 초부터 진행됐던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임종윤 이사의 동생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4자연합 측과 반대편에 서 있긴 하지만, 이사회 구성은 이미 모녀를 포함한 대주주 측에 유리하게 기울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4자연합과 형제 측이 5대 5로 균형을 이루고 있었지만 임종윤 이사가 마음을 돌리면서 6대4 또는 그 이상이 될 확률이 높아졌다. 특히 임종윤 사단으로 불리는 권규찬 DX&VX 대표(기타비상무이사)가 모녀 측에 가세할 경우, 대주주 측의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임종훈 대표는 "형님이 이 상태로 계속 다툼만 해서는 여러모로 안되겠다는 답답함에 결심한 걸로 알려왔다"며 "형님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