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 아니다"...노랗게 변한 손발톱, '이 증상'까지 있다면 종양?
노랗게 변한 손발톱, 심장과 폐를 압박하는 종양의 신호일 수 있다는 첫 사례 보고
노랗게 변한 손발톱이 심장과 폐를 압박하는 종양의 신호일 수 있다는 사례가 보고됐다. 이에 따라 노랗게 변색된 손발톱이 단순히 영양 부족이나 무좀, 간질환 등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만약 호흡 곤란, 부종 등 다른 증상과 함께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단 받아야 한다는 당부다.
73세 남성이 몇 년 동안 겪어온 노란 손톱, 다리 부종, 호흡 곤란의 증상이 폐와 심장을 압박하는 종양으로 인한 것임이 밝혀졌다. 이른바 '노란손톱증후군(Yellow Nail Syndrome, YNS)이라는 희귀 질환을 진단받은 이 환자는 손톱 변색이 종양과 연관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독일 마르부르크 필립스 대학교 크리스토프 뮐러 박사팀이 '의학사례저널《Journal of Medical Case Reports》'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 환자는 약 2년 동안 손발톱이 점차 노랗고 두꺼워지며 부서지기 쉬운 상태로 변하는 증상을 겪었다. 다리가 부어오르며 걷기 어려워졌고, 계속 호흡 곤란을 느꼈다. 처음에는 이 증상들이 서로 별개의 문제처럼 보였지만, 병원 검사 결과 모든 증상이 노란손톱증후군과 연관된 것으로 밝혀졌다.
뉴질랜드의 피부과 학회가 운영하는 피부질환 플랫폼 DermNet에 따르면 노란손톱증후군은 전 세계적으로 1000명 중 1명 이하에게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손발톱 변색뿐만 아니라 림프계와 폐 관련 이상을 동반한다. 주로 손톱의 변색과 두꺼워짐, 호흡기 및 림프계 문제로 나타나며 심각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이번 사례는 이 질환의 복잡한 병리학적 특성을 드러내며 조기 발견과 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병원에서 실시한 흉부 X선 및 체액 검사 결과, 그의 폐에 유백색 액체(유미흉, chylothorax)가 대량으로 축적된 것이 확인됐다. 림프계의 장애로 인해 체액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된 것이었다. 추가적인 CT 스캔에서는 폐 옆에 7cm 크기의 지방종(lipoma)이 발견됐다. 이 지방종은 몸에서 가장 중요한 림프관인 흉관을 압박하며 체액 순환을 방해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체액이 폐와 사지에 축적되며 호흡 곤란과 다리 부종이 발생한 것이었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기존의 침습적인 수술 대신 경피적 림프 색전술(percutaneous lymphatic embolisation)치료를 시행했다. 이 기술은 작은 절개를 통해 문제가 되는 림프관을 밀봉해 체액 누출을 크게 줄이는 방식으로, 효과적이면서도 덜 침습적인 것으로 보고된다. 다리 부종 치료를 위해 압박 붕대와 수동 배액 요법도 병행했다. 손발톱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비타민 E 크림과 아연 보충제를 처방해 노랗게 변한 손톱 색을 완화시켰다.
치료 결과 환자의 상태는 크게 호전됐다. 호흡 곤란이 완화됐고 다리의 부종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손발톱 상태도 서서히 개선되며 환자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사례를 발표한 의료진은 노란손톱증후군의 병리학적 복잡성과 부족한 치료 지침을 언급하며, “노란손톱증후군은 손발톱 변색 이상의 신호를 포함하며, 림프계와 폐 질환의 징후일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