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하는 리더, 만성 음주로 인지기능 저하 상태 판단"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유튜브서 주장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사진=코메디닷컴 김현중 PD]

“현재 우리나라의 키를 쥐고 있는 분은 고위험 음주 이상의 알코올을 상용하는 분으로, 알코올 의존 내지 이와 연관된 인지 기능 저하가 동반된 상태로 판단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최근 한 노년내과 교수가 이같은 주장을 내놨다. 지난 10일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사진)는 ‘정희원 교수가 말하는 리더의 자질’이라는 제목의 20분 가량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당신이 그러고도 리더가 맞습니까?’라는 섬네일을 통해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했다.

정 교수는 "만성적인 음주는 인지 기능 및 판단력 등 뇌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 리더는 자기 돌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느리고 건강하게 나이드는 ‘저속노화’ 열풍을 이끌고 있는 의료계 젊은 석학으로 꼽힌다.

영상에서 정 교수는 “계엄령이 발동되더니 또 탄핵 표결이 진행되지 않고 여러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노년내과 의사로서, 저속노화를 알리는 사람으로서 여러 가지 생활 습관과 음주, 자기 돌봄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분께 다시 한번 말씀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술을 마시면 스트레스 호르몬 스파이크가 오게 되고 자는 동안 회복 수면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이런 사이클이 반복되면 전두엽과 해마 기능이 떨어져서 만성적으로 술을 상용하는 분들의 뇌 상태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비슷한 뇌 상태를 가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정 교수는 알코올과 뇌 노화에 대한 여러 임상 연구를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르면 만성적인 음주가 가져오는 스트레스 호르몬 시스템 이상은 장기적으로 편도체, 즉 분노 및 충동과 관련되는 중추를 활성화시켜 장기적으로 판단력을 떨어뜨리고 제대로 된 의사 결정을 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또한 술을 많이 먹거나 잠을 못 자는 등 자기 돌봄이 안 된 사람의 경우 충동 조절이 어려워지고, 그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이 항상 높아진 상태가 되면서 복부 비만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만성질환과 관련된 인슐린 저항성, 혈압, 당뇨, 고지혈증도 나빠져 결국 뇌 전두엽 기능은 더 떨어지고 해마도 더 위축된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여기에 권력이 붙게 되면 일종의 도파민 중독과 비슷한 뇌 상태가 돼 조금만 반대하려고 하면 굉장히 격분하는 '대노'하는 상태가 된다"며 "과거 독재자들의 여러 모습을 통해 많이 알고 계실 텐데 앞뒤가 맞지 않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복잡한 사안을 제대로 이해할 가능성도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그런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매일 폭음하는 리더가 우리나라를 독재하고 있다면 국민은 음주 운항을 하는 비행기에 타고 있는 상태로 볼 수 있다”며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술에 대해 너무 관대했는데 술을 먹고 벌이는 여러 나쁜 의사 결정이 해프닝이나 웃고 넘길 거리로 치부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를 강조하며 "사회의 리더가 되고 싶은 분들께서는 반드시 ‘수신(修身)’을 기억해야 한다. 자기 돌봄과 건강 관리를 통해 깨끗한 뇌를 만들고 더 질이 좋은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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