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조기에 80% 이상 찾아낸다

부산 순병원, 조기 유방암 발견율 전국 평균보다 20%p나 높아

부산 순병원은 지난 3년간 유방암 환자들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초기 유방암 발견율이 전국 평균보다 20%p나 높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유방암은 여성 암으론 1위다. 2023년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한해 새로 발생한 암 중 유방암이 전체의 10.4%(2만 8861건, 2021년)나 됐다. 40~50대가 많다. 40대가 29.8%로 가장 많고, 50대가 29.3%, 60대가 20.7%로 뒤를 이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새로운 혹이나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 하지만 대부분은 암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단, 눌렀을 때 통증이 있고, 단단하며 불규칙한 모양을 가진 덩어리는 암일 가능성이 있다.

유방암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는 여럿 밝혀졌다. 비만과 음주, 방사선 노출, 유방암 가족력 등이 관련이 깊다. 또 호르몬 관련해서는 이른 초경, 늦은 폐경, 폐경 후의 장기적 호르몬 치료, 모유 수유를 하지 않거나 늦은 첫 출산 연령 등이 두루 악영향을 끼친다.

특히 유방암은 가족력이 중요하다. 어머니, 자매 어느 한쪽에 유방암이 있기만 해도 언젠가 유방암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최대 12배까지 증가한다. 정부에서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매달 유방 자가검진을 하고, 40세 이상 여성은 1~2년간격으로 유방 촬영술 및 의사의 임상 진찰을 받도록 권장하는 것은 그런 때문.

그래도 유방암이 왜 생기는지, 그 발생 기전은 아직 불분명한 것, 투성이다. 게다가 초기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흔하다.

왜 생기는지 지금도 난해한 유방암... 빨리 발견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

병원에서 유방 엑스레이, 검진 촬영, 맘모그래피라 불리는 유방 촬영 검사부터 유방 초음파에 이르는 검진 쪽에 상당한 정성을 쏟는 것은 그 때문이다. 유방암이야말로 조기 진단이 정말 중요한 암이기 때문. 일찍 발견하면 할수록 생존율이 아주 높아진다.

부산 순병원 이창형 원장(유방외과)은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평균 93.3%로 높아졌지만, 1기 전후의 조기 발견 시에는 생존율이 98.8%까지 올라간다”고 했다.조기 진단의 효과가 정말 좋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지난 2021~2024년 우리 병원에 온 환자들 통계를 봐도 검진 과정에서 찾아낸 (초기)유방암 환자 비율이 83%나 된다”고 했다. 전국 평균(62.4%, 2018년)보다 20%p 이상 높은 것이다. 임신, 출산, 산후조리부터 각종 여성질환 까지 꾸준히 이어서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은 데서 오는 부수적 효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장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유방 촬영을 통해 미세석회까지 잘 찾아내지만, 이미 생겼을 수도 있는 종괴는 잘 놓치기 때문.

이 원장은 “유방암이 잘 생기는 우리나라 40~50대 여성의 상당수가 '치밀(緻密)유방' 특성을 보인다”고 했다. 촬영 검사를 하면 유방 실질(유선조직) 색깔이 흰색으로 나타나는데, 전체 유방의 50% 이상이 흰색으로 덩어리져서 보일 때다.

그런데 유방에 생긴 종괴도 흰색으로 나타나기에 유선조직에 겹쳐지는 경우 종괴를 확인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치밀유방은 유방암 자체의 위험요인은 아니지만 '유방암 검진'의 위험요인은 된다는 얘기다. 종괴를 잘 찾아내기 위해선 초음파 검사가 추가로 필요한 이유다.

이창형 원장은 “유방외과 전문의가 유방 촬영술과 초음파 검사를 반드시 둘 다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라며 “초음파로 보면 3mm 이하의 작은 종괴 까지 찾아낼 수 있다”고 했다.

부산 순병원 이창형 원장(유방외과)은 "우리나라 40~50대 여성 상당수가 '치밀(緻密)유방' 특성을 보인다”고 했다. 유방 촬영술만으론 유방암 종괴를 찾아내기 쉽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다. [사진=부산 순병원]

순병원, "유방 촬영술과 유방 초음파, 각각 잘 찾아내는 게 달라"

물론, 검사를 시행하는 검사자의 실력, 경험, 초음파 장비 등에 따라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그는 “유방외과 전문의가 직접 초음파와 검사 영상을 보면서 암이 의심되는 병변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조직검사까지 들어간다”고 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재발 위험. 유방암이 치료 성적이 양호한 것은 맞지만, 1차 치료(외과적 수술, 항암제 치료, 방사선 치료 등) 후에도 재발하는 비율이 낮지 않아서다. 게다가 림프계나 척추, 폐, 간 등 다른 곳으로 전이가 된 경우엔 5년 생존율이 40% 미만으로 뚝 떨어지는, 고약한(?) 암이기도 하다.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추적관찰 검사를 해야 하는 것은 그래서다. 국내 유방암 대가들이 “환자의 병기, 조직학적 등급, 호르몬 수용체 종류 등 임상적 특성과 증상에 기반을 둔 맞춤형 추적관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이창형 원장 역시 “임상 현장에서 환자와 의료진이 긴밀히 상의하면서 추적 검사 전략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최적의 검사 종류와 시행 주기를 찾아나간다”고 했다. 당장은 암이 없었다 하더라도 병원이 유방검진 받은 이들에게 “6개월 이후에 다시 오세요”, “1년 후에 다시 오세요”라고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0기암은 조직검사에서도 잡아내기 어려운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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