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건부] 바닥에 떨어진 음식, ‘3초’ 안에 먹으면 괜찮다?

잼 바른 빵·햄은 3초 안에 박테리아 묻어...카펫류보다 평평한 타일이 세균 더 잘 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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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떨어뜨린 음식을 3초 안에 주워 먹으면 안전할까요? [사진=클립아트코리아(왼쪽) / 게티이미지뱅크]
‘3초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닥에 떨어뜨린 음식이라도 3초 안에 먹으면 안전하다는 속설인데요. 3초룰을 주장하는 사람은 세균이 붙기 전에 음식을 먹는 것이니 괜찮다고 주장합니다. 정말 괜찮을까요?

잼 바른 빵·햄은 3초 안에 박테리아 묻어...비스킷은 10초 지난 후에도 미검출

국내에서 흔히 3초룰로 통하는 이 법칙은 서구권에서는 5초 법칙(5 seconds rule)로 알려져 있습니다. 3초룰, 5초 법칙의 기원은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 연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잼을 바른 빵과 파스타, 햄, 비스킷, 말린 과일을 깨끗이 청소한 방바닥에 떨어뜨린 뒤 3초, 5초, 10초 간격으로 세균이 번식하는 속도를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설탕이나 소금 함량이 많은 음식인 잼을 바른 빵, 햄 등은 3초 안에 주우니 박테리아가 거의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파스타와 말린 과일은 바닥에 떨어진지 3초 만에 세균이 검출됐습니다. 가장 안전한 음식으로는 비스킷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분 함량이 적은 비스킷은 10초가 지난 뒤에도 박테리아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시간 길수록 감염 더 심해...카펫류보다 평평한 타일이 세균 더 잘 묻어

음식의 세균 오염은 떨어진 시간이 길수록 더욱 심해졌습니다. 미국 애스턴대 앤소니 힐튼 교수 연구팀은 카펫이나 합판, 대리석 타일 등 다양한 실내 바닥재에 토스트, 비스킷, 햄 등 음식을 떨어뜨리고 대장균과 포도상구균 등 일반적인 박테리아의 이동을 관찰했습니다. 음식이 바닥에 닿은 시간이 길수록 세균이 음식으로 더 많이 이동한다는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바닥재 종류와도 세균 오염은 관계있었습니다. 카펫류의 바닥재에서는 세균이 음식으로 잘 이동하지 않았지만 합판이나 타일 등에서는 세균이 음식으로 빠르게 옮겨갔습니다. 합판이나 타일의 재료인 리놀륨은 평평한 소재여서 음식과 접촉 면적이 넓지만, 카펫은 면직물이기에 보이는 것보다 음식과 닿는 면적이 적어 세균의 이동이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음식이 떨어진 시간이 짧더라도 세균은 충분히 번식할 수 있고, 떨어진 지 오래된 음식은 더더욱 비위생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간뿐만 아니라 음식의 종류, 떨어진 장소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죠.

물로만 헹구면 세균 제거 어려워...떨어진 음식은 가급적 버려야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빠르게 주워 물에 씻어 먹는다면 어떨까요? 대부분 음식은 물에 헹구면 먼지, 머리카락 등 눈에 보이는 오염물질은 제거됩니다. 하지만 바닥에 떨어져 감염된 세균은 단순 물에 헹구는 것만으로는 제거되기 어렵다고 알려졌습니다.

건강과 위생을 생각한다면 떨어진 음식은 버리는 게 현명해 보입니다. 바닥에 떨어진 음식이 수분이 많은 음식이거나 청결에 대해 신뢰하기 어려운 장소라면 함부로 주워 먹지 않는 게 좋겠죠. 살모넬라균, 대장균, 리스테리아균 등 박테리아는 구토나 설사, 발열 등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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