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환자에 맞는 최적 항암제 찾아내는 '이것'?
박성수·민창기 서울성모병원 교수팀, '라이프로그 데이터’ 기반 맞춤 연구
혈액암은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제를 찾기 위한 검증은 부족하다. 특히 다발골수종과 같은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고가의 키메릭 항원-T(CAR-T) 세포 치료제나 이중항체 치료제와 같은 최첨단 면역항암제를 활용할 임상 근거는 더욱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혈액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최신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한 ‘라이프로그 데이터’ 기반 맞춤 연구가 진료 현장에 도입됐다.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활용된 실사용 데이터(RWD,Real World Data) 기반 치료 전략을 혈액암에 적용한 첫 시도다.
박성수·민창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 교수팀은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수집해 환자의 전반적인 생활 패턴을 반영한 통합적 치료 모델을 구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라이프로그 데이터는 혈액암인 다발골수종 환자 개인의 일상활동, 건강상태, 생활 습관 등을 수치화한 데이터다.
환자가 활동도, 수면패턴, 우울지수, 활동 시간 등과 같은 일상 데이터를 직접 시스템에 입력해 삶의 질 평가, 합병증 현황, 일상생활 수행 능력, 인지기능 자가진단, 스트레스 지수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환자는 입력한 데이터를 실시간 조회할 수 있으며, 건강정보에 대한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미국 등 해외에서 사용되고 있는 새로운 표적항암제를 국내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면역항암제 치료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표준화 시스템이 개발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박 교수는 “라이프로그 데이터는 정형화된 진료, 검사 과정에서 생산되는 데이터와 달리 환자가 직접 참여하는 데이터를 통해 환자와 소통하며 실제 진료현장에 활용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가 혈액암 뿐만 아니라 다른 중증 질환의 맞춤형 치료 전략에도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