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허가 앞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그 다음 스텝은?

J&J "새 표준요법으로 자리 잡을 것...美서도 반응 좋다"

렉라자. [사진=유한양행]
연내 유럽 허가부터 내년 일본·중국 허가, 리브리반트 SC(피하주사) 제형 허가 등 중요한 과제들을 앞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생존율 개선과 내약성 강화를 무기로 타그리소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렉라자·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에 대해 긍정 의견을 냈다. CHMP는 EMA(유럽의약품청)에 허가 의견을 제시하는 기관으로 이들의 권고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CHMP의 권고 이후 최종 승인까지는 통상 2개월 가량 소요되므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은 이르면 연내 허가받을 전망이다.

병용요법이 유럽에서 허가를 받게 되면, 렉라자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첫 국산 항암제가 된다. 또한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기술료를 추가로 수령하게 된다. 유럽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은 약 3000만달러(약 417억원)로 알려졌다.

내년에도 병용요법의 주요 허가 일정이 이어진다. 얀센은 올해 초 중국과 일본에도 병용요법 품목 허가를 신청했으며, 내년 2분기 내 승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에서 비소세포폐암 중 병용요법의 대상이 되는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돌연변이 환자 비율은 30%~40%로 서구권 10~15%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일본과 중국에서 허가가 이뤄진다면, 아시아지역에서의 성과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또한 내년 2월에는 리브리반트 SC(피하주사) 제형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예상된다. 얀센은 지난 6월 리브리반트 피하주사제형의 허가를 신청했고,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리브리반트 SC제형은 5시간 걸리는 기존 정맥주사(IV)제형의 투약 시간을 5분 정도로 단축할 수 있어 환자와 의료진의 편의성이 높아진다. SC제형이 허가 받으면 렉라자와의 병용요법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올해는 품목허가 기대감이 주를 이뤘다면 내년에는 실제 매출에 따른 성과가 나와야 할 시기라는 평가다. 특히 경쟁제품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니팁)와의 경쟁에서 처방 점유율을 확대하느냐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생존율 개선 데이터와 부작용 관리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의료진을 설득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얀센(J&J 자회사)은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마크 와일드거스트 존슨앤드존슨(J&J) 종양학 부문 글로벌 부사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열린 구겐하임 글로벌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투자자들은 리브리반트와 라즈클루즈(렉라자 미국명) 병용요법이 타그리소를 대체할 수 있는 지를 궁금해 하는데, 우리의 답은 확실하게 ‘그렇다’는 것”이라며 “시장은 생존율 향상을 원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미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얀센은 병용요법으로 치료 받은 환자가 3년 후까지 생존 확률은 61%로, 타그리소 단독요법 53%보다 높았으며, 사망위험을 23% 낮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아미반타맙 치료 시 발생하는 주입 관련 반응과 피부 발진을 관리하기 위한 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발진 관리를 위해 2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임상 2상 결과는 내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발진 예방과 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뤄진다면, 병용요법의 내약성이 향상돼 병용요법 채택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마크 와일드거스트 부사장은 “리브리반트·라즈클루즈 병용 요법은 이미 생존율 개선, SC제형의 편리성, IRR(주입 관련 반응) 관리, 발진 관리 등에서 우수한 특성을 갖춘 치료제”라며 “모든 면에서 새로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미국 내 초기 반응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빌야나 나우모빅 J&J 미국 고형암 부문 대표는 “우리는 치료제 도입 상황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1차 치료제로 병용요법을 적용받는 환자들이 있으며, 이는 단지 학계 종양학 센터뿐 아니라 지역사회 종양 클리닉에서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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