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부회장 “한국, 적절한 신약 보상체제 갖춰야”
[현장인터뷰] 숀 그래디 수석 부회장 "투자 매력도 높여야 빅파마 유치"
숀 그래디 아스트라제네카 부회장은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이 글로벌 빅파마 투자 유치를 늘리기 위해선 “신약 등 혁신 기술에 대해 적절한 보상체제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디 부회장은 20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2024 제약바이오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위크’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국의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에서 핵심 프로젝트와 파트너십 체결을 담당하는 수석 부회장으로,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의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조직을 이끌고 있다.
그래디 부회장은 “한국은 생명과학과 헬스케어 산업 혁신을 주도할 잠재력과 영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국가”라며 “한국 내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에 당사가 기여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진행하는 임상 연구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요 국가다. 항암제 분야에서 한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연구에 참여했다. 브래디 회장에 따르면 현재 이 회사가 진행하는 글로벌 임상 프로젝트의 약 75%에 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같은 협력 관계에 따라 국내 연구진이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 연구에 기여하기도 했다. 2022년 11월 담도암 대상 1차 치료제로 진입한 면역항암제 ‘임핀지(더발루맙)’는 서울대병원 오도연 교수가 글로벌 임상을 주도하며 허가 과정에 힘을 보탰다.
다만 그래디 부회장은 “임상 외에도 다양한 연구개발 협업이나 투자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기업과 국가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글로벌 바이오 업계에서 투자 유치에 대한 고민도 병행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대형 제약사가 투자를 결정할 때는 투자 매력도에 대한 기준을 두고 고심한다”며 “어떤 국가가 혁신에 대한 보상을 확실하게 하는가, 신약 허가와 약가 선정 과정은 적절하게 진행되는가, 신속한 급여 등재가 이뤄지는가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수한 인력과 과학을 보유한 한국 기업과 더 나은 투자 환경에서 협상할 수 있다면, 언제든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이날 함께 인터뷰에 참여한 전세환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사장 역시 “헬스케어 생태계 조성의 측면에서 중국이 빠른 속도로 앞서나가고 있다”며 “한국도 이러한 흐름에 충분히 성공적으로 합류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 학계, 의료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환경을 개선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