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키트루다SC 임상 성공으로 글로벌 바이오텍 도약”
신한투자증권 “전 세계서 알테오젠 기술 처방하는 시대 올 것”
머크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SC) 제형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에 성공하며 이번 개발에 참여한 알테오젠이 주목받고 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리포트를 내고 “이번 임상 성공으로 알테오젠은 이제 상업화 가능한 기술을 보유한 제약사가 됐다”며 “국내 최초의 글로벌 바이오텍이 탄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머크는 19일(현지시간) 키트루다 SC가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성공적인 톱라인(평가결과 요약) 데이터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키트루다 SC 고정용량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고정 용량으로 투여한 결과 기존의 정맥주사(IV)와 임상적으로 동등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의미다.
특히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이 키트루다 SC의 임상 성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해 조직의 점성을 낮추고 약물이 잘 퍼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머크는 알테오젠 없이 단독 진행한 임상에서 위약 대비 효능을 개선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얻었고, 결국 지난 8월 임상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머크는 이번 임상 3상 탑라인 결과를 자체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알테오젠이 개발하고 제조한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을 사용했음”을 명확하게 밝혔다.
엄 연구원은 “키트루다 SC는 1월 중 전 세계에서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임상이 성공을 거두며 알테오젠은 약 1조4000억원의 단계별 마일스톤 기술료를 출시 2년 내 모두 수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암제를 SC제형으로 개발하는 것이 이토록 중요한 것은 피하주사를 사용하면 투약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SC제형의 약물은 평균 2~3분만에 투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IV제형 약물이 짧게는 30분에서 최대 2시간까지 소요되는 것에 비해 훨씬 간편하다. 결과적으로 입원 시간과 비용이 감소해 각국 의료보험 재정 지출의 감소 효과도 기대된다.
키트루다는 올해 3분기에만 10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항암제인 만큼, 이 약물의 SC 제형 역시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머크 측에서도 오는 2028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유통되는 키트루다의 50%를 SC제형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엄 연구원은 “SC제형으로의 전환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오는 2030년에는 연간 20~30조원 수준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알테오젠과 머크가 합의한 판매 로열티 수준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4~5% 수준으로 가정할 때 연간 키트루다 SC로 발생하는 매출만 1조원 이상 인식되는 것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알테오젠이 피하주사 원료 생산을 위한 공장 증설에 들어간 것도 머크 측 요청으로 추정된다”며 “알테오젠은 상업화에 성공한 기술플랫폼과 공장을 모두 갖추게 되는 셈으로, 현재 추가 기술 이전을 논의 중으로 알려진 6개의 글로벌 빅파마도 의사 결정이 쉬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