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목할 K-신약...엑스코프리, 알리글로, 짐펜트라?
다올투자증권 "SK바이오팜,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
내년에는 기대감이 아닌 실적이 확인되는 제약·바이오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해외 판매 실적이 기대되는 SK바이오팜, 녹십자, 셀트리온 등이 이런 기업으로 거론됐다.
이지수·임도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보이는 게 진짜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2025년 제약·바이오업계를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은 금리인하와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 가능성, 바이오텍의 기술이전 기대감으로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며 “내년에도 이런 상승세는 유지될 전망이며, 이제는 기대감이 아닌 실제 눈으로 확인되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내년 실적으로 증명될 K-신약으로는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와 녹십자 '알리글로', 셀트리온 '짐펜트라'를 꼽았다.
그중에서도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는 본격적인 이익 성장 구간에 돌입해 내년 영업이익이 135% 가량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엑스코프리는 성인 환자 대상 보조요법용 부분 발작 치료제로 2020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다만 장기 치료가 필요한 뇌전증 특성으로 의료진이 신약에 신중하게 접근하기 때문에 출시 후 처방률은 예상보다 천천히 올라갔었다.
이지수·임도영 연구원은 “긍정적인 임상 결과와 추가 연구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며 “엑스코프리는 고수익 제품으로 판매 확대에 따른 이익 기여도가 매우 높으며, 2025년에는 엑스코프리의 처방 확대로 2배 이상의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녹십자의 '알리글로' 순항도 기대했다. 알리글로는 면역결핍증으로 품목허가를 획득, 지난 8월 미국에 출시된 면역글로불린제제다. 녹십자는 미국 면역글로불린 유통 채널의 약 50%를 차지하는 전문약국(SP)을 통해 알리글로를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 3대 사보험사의 처방집에 등재되면서 사보험 시장 80% 이상을 확보했다.
이들은 “시그나(Cigna, 미국 사보험사)는 면역결핍증 환자가 2개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는 경우 혈액응고인자가 가장 적은 알리글로를 우선 처방할 것을 권고하는데, 면역결핍증 환자는 다른 감염성 질병이나 합병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며 “미국 내 가장 높은 안전성을 지닌 제품으로 자리잡으면서 빠른 처방 확대가 기대된다”고 했다.
짐펜트라에 대해서는 처방 속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짐펜트라는 정맥주사 제형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경시킨 약물이다. 환자의 편의성 뿐 아니라 유효성도 개선했다. 최대 2040년까지 특허 보호를 받을 수 있어 미국 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들은 “미국 시장은 복잡한 의료 시스템과 보험 구조로 진입 장벽이 높아 셀트리온이 새로운 유통망과 판매 채널을 확립하고 병원, 의사, 보험사와의 관계를 강화하는데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그래도 다른 바이오시밀러 품목 대비 빠른 처방 확대를 보일 수 있을 전망이고, 직접판매 전환으로 마진율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이오텍 중에서는 ▲충분한 현금으로 단기간 내 자금 조달 이슈가 없고 ▲긍정적인 임상 데이터로 기술이전 기대감이 있는 기업들의 주가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을 내년 성과가 기대되는 회사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미국 직판 효과로 긍정적인 실적 흐름이 기대되는 SK바이오팜과 추가 기술이전이 기대되는 리가켐바이오를 업종 내 톱픽(최선호주)으로 제시한다”며 “녹십자와 한미약품을 차선호주로 제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