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에 완치는 없어요, 다만 관해가 있을 뿐"

박태선 당뇨병학회 회장 “혼자만으론 어려움...가족·의사 도움 필요"

박태선 당뇨병학회 회장이 지난 9일 당뇨병 관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당뇨병은 완치가 아닌 관해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박태선 전북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대한당뇨병학회 회장)는 지난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계 당뇨병의 날 기념식과 제14회 당뇨병 학술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박 교수는 당뇨병에서 관해의 개념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암 환자에게 관해라는 표현을 쓰는데, 암에서의 관해는 암의 증거가 없다는 의미”라며 “암이 관해 상태에 있을 때 관리가 가능하고 더 이상 악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암의 증거가 없다는 것은 완전히 나은 것(완치)이 아니라 현재 존재하는 진단 방법으로 암세포를 찾을 수 없다는 상태를 의미한다”며 “당뇨병은 수술로 완치된다는 오해가 있지만 당뇨병에서 완치라는 말은 사용할 수 없다. 당뇨병에서 관해가 된다고 표현해야 한다”고 했다.

관해는 일반적으로 질병의 징후와 증상이 감소하거나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당뇨병에서 관해는 통상 약물치료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소 3개월 이상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으로 유지되는 것을 의미한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 내 포도당이 과도해지면서 혈당 조절이 안 된다. 인슐린은 혈당이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즉, 췌장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당뇨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췌장의 기능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인슐린을 투여하는 방법과 체중을 감소하는 방법이 있다”며 “당뇨병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췌장 기능이 50% 정도 이상 떨어진 것으로 보는데, 비만도 췌장이 일을 많이 하게 하는 원인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체중을 감량하고 적극적으로 생활을 관리해 관해를 유지하는 환자들이 많아졌다”며 “특히 혼자의 노력만으로 체중을 줄이고 관해를 유지하기보다 전문가의 권고 등을 따라 노력하면 관해를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년간 의사의 관찰과 지지를 받은 환자는 13%가 관해를 유지한 반면,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서 관해를 유지한 사람은 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체중 감소를 통해 당뇨병 관해에 도달하고 유지하는 것을 혼자만의 노력으로 한다면 초인적인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누군가가 도와주면 쉽다”며 “가족이나 배우자가 생활 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담당 의사의 진단과 관리를 통해 관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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