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쪄서 서러운데 혈당까지 말썽"...비만이 당뇨 부르는 새 매커니즘 밝혀져

교감신경계 과잉활성화로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 장애 유발

비만이 당뇨병을 초래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그동안 알려진 세포 인슐린 신호 전달 장애보다 교감신경계(SNS)의 과잉 활성화가 당뇨병 발생의 더 큰 원인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만이 당뇨병을 초래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그동안 알려진 세포 인슐린 신호 전달 장애보다 교감신경계(SNS)의 과잉 활성화가 당뇨병 발생의 더 큰 원인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다. 국제 학술지 《세포 대사(Cell Metabolism)》에 발표된 미국 럿거스대 연구진이 주도한 논문을 토대로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영양과잉(비만)이 교감신경계(SNS)의 활동을 증가시켜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 장애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교감신경계 활동을 줄이면 고지방식단으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비만이 어떻게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연구결과다.

비만은 주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제2형 당뇨병 및 대사 질환을 유발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메커니즘은 세포 인슐린 신호 전달 장애다. 하지만 비만이 항상 인슐린 작용 장애를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다른 관여 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됐다.

비만에서 교감신경계의 역할에 대해선 상충되는 연구결과가 공존했다. 비만한 사람들의 교감신경계 활동이 증가한다와 감소한다가 엇갈리는 연구결과였다.

영양과잉은 혈장 노르에피네프린 수치를 급격히 증가시켰다. 신경전달물질의 하나인 노르에피네프린이 과잉 분비되면 교감신경계가 과잉 활성화된다. 신경 기록 및 노르에피네프린 총량처럼 교감신경계 활동을 직접 측정한 결과들은 비만이 교감신경계 활동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했다.

이와 달리 아드레날린 신호경로에 초점을 맞춘 연구에서는 때때로 카테콜아민(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에피네프린을 총칭하는 신경전달물질) 반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에피네프린을 포함한 카테콜아민의 감소는 교감신경계 활동의 감소로 풀이된다.

이러한 모순적 결과는 만성적인 교감신경계 과잉 활성화로 인한 카테콜아민 저항성의 발달로 설명될 수 있다. 카테콜아민 저항성이 발달되면 노르에피네프린 수치가 높아져도 생리적 반응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비만과 교감신경계 활동의 복잡한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티로신 수산화효소 유전자 유도 및 말초부위 제한(THΔper) 생쥐 모델을 활용했다. 티로신 수산화효소는 카테콜아민 합성에 필요한 효소다. THΔper는 중추신경계 카테콜아민 수치는 유지하면서 말초신경조직에선 이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중추신경계 노르에피네프린 기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말초신경계 노르에피네프린 활동에 대한 격리된 연구가 가능해진다.

연구진은 THΔper 생쥐와 야생형 생쥐에게 다양한 기간 동안 일반사료 또는 고지방식단(HFD)을 먹였다. 이를 통해 단기와 장기 영양 과잉 상태에 대한 모의실험을 통해 비만과 교감신경계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단기 영양과잉...3~10일간 고지방식 먹은 쥐, 체지방 증가하고 인슐린 감수성 손상 등 결과

3~10일간 고지방식을 먹인 야생형 생쥐는 일반 사료를 먹인 생쥐에 비해 체지방이 증가하고 내당능과 인슐린 감수성이 손상됐다. 인슐린 수치 상승에도 이들 쥐는 공복 및 공복 혈당 수치가 더 높았다. 세포 인슐린 신호는 그대로 유지됐다. 정상적인 인슐린 신호 경로에도 불구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한 것이다.

고지방식을 먹인 야생형 생쥐는 혈장 노르에피네프린 수치가 상승했다. 교감신경계 활동이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또 백색 지방 조직에서 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리파아제(지방분해 효소) 활성화를 억제하는 인슐린의 능력이 손상돼 지방 분해가 증가하고 혈장 글리세롤 수치(당뇨병 지표 중 하나)가 높아졌다.

반면 최대 14일간 고지방식을 먹인 THΔper 생쥐는 야생형 쥐에서 관찰된 포도당 과민증과 인슐린 저항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정상적인 공복 혈당 수치를 유지했으며 인슐린 민감성을 평가하는 내당능 검사에서도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인슐린 신호 전달 경로는 THΔper 생쥐와 야생형 생쥐 간에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THΔper 생쥐의 인슐린 감수성 개선은 세포 인슐린 신호 전달의 변화와 무관했다는 설명이 된다.

THΔper 생쥐는 중추신경계 노르에피네프린 수치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말초신경계 노르에피네프린 수치가 90% 이상 감소했다. 이들 생쥐는 혈장 글리세롤 수치가 감소하고 백색지방 조직에서 호르몬에 민감한 리파아제 인산화에 대한 인슐린 매개 억제가 잘 이뤄져 지방 분해가 더 잘 조절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일반 사료를 먹인 야생 생쥐들에게 14일 동안 노르에피네프린을 피하 주입하자 체중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혈장 노르에네프린 수치가 증가하고 인슐린 작용이 손상됐다.

12주간 고지방식 먹은 생쥐는 카테콜아민 저항성...THΔper 생쥐는?

12주 동안 고지방식을 먹인 야생형 생쥐는 카테콜아민 저항성을 보였다. 최소 16주 이상 고지방식을 먹인 야생형 생쥐의 신경 기록을 분석한 결과 노르에피네프린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10~12주 동안 고지방식을 먹인 야생형 생쥐들은 포도당 불내성과 노르에피네프린, 에피네프린, 글루카곤 수치가 상승해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를 보였다. 고지방식으로 유발된 지방 조직 기능 장애는 백색 지방 조직에서 지방 생성 효소의 발현 감소, 지방 세포 크기 증가, 염증, 섬유증 및 노화의 생체지표 증가가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반면 THΔper 생쥐는 카테콜아민 내성 발생으로부터 보호됐다. 이들 생쥐는 고지방식 섭취 후 혈장 노르에피네프린 수준이 현저히 낮아져 말초 교감신경계 활동이 감소했음을 보여줬다. 야생형 생쥐와 비교했을 때 비슷한 체중 증가와 비만에도 불구하고 포도당 불내증으로부터 계속 보호됐다. THΔper 생쥐는 고지방식 섭취 후에도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 및 글루카곤의 혈장 수준이 상당히 낮았다. 이는 이러한 역조절 호르몬의 활성화가 감소했음을 시사한다.

THΔper 생쥐는 또한 고지방식으로 유발된 지방 조직 기능 장애로부터 보호됐다. 이들 생쥐는 백색 지방 조직에서 지방 생성 효소의 더 높은 발현을 유지했고, 지방 세포 크기가 더 작았으며, 염증, 섬유증 및 노화의 생체지표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비만으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을 이해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손상된 세포 인슐린 신호 전달보다는 교감신경계 과잉 활성화가 인슐린 저항성을 갖게 만드는 주요 동인임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1550413124003760?via%3Dihub)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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