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약 '키순라', 뇌가 붓는 부작용에 발목...치료법 바뀔까

학회서 새로운 결과 공개, "변경된 투약법 허가당국과 논의 중"

[사진=일라이 릴리]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순라(성분명 도나네맙)' 투약법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약물을 사용한 환자에서 특징적으로 관찰되는 뇌 부종(뇌가 붓는 증상)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키순라는 올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으나, 일부 치료 환자에서 뇌부종 등 아밀로이드 관련 이상반응(ARIA-E)이 꾸준히 보고되며 이슈가 됐다. 그런데, 최근 임상 결과 표준 투약법에 변화를 줬을 때 이러한 부작용이 절반 가까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물 치료 용량을 적게 시작해 점차 늘려나가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개발사인 일라이 릴리는 해당 임상자료를 근거로 키순라의 허가사항 업데이트를 위해 규제당국과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에 진입한 표적약들은 뇌에 쌓이는 독성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 덩어리들을 없애는 작용을 한다.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하는 계열 약으로는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개발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릴리의 키순라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릴리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컨퍼런스(CTAD 2024)에서 키순라의 약물 투약 요법을 변경한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변경된 투약 용량으로 약을 썼을 때 치료 24주차 뇌 부종 등 ARIA-E 부작용 발생률이 14%로 확인됐다"며 "이는 기존 표준용량을 사용한 환자에서 24%로 보고된 것과는 비교되는 수치"라고 밝혔다. 해당 투약법을 사용하면 ARIA-E 이상반응 발생 위험이 41% 감소한 것으로 보고한 것이다.

학회에서 공개된 'TRAILBLAZER-ALZ 연구'를 보면, 초기 증상이 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키순라의 투여 요법을 다양하게 사용해 뇌에서 독성 아밀로이드 단백의 제거 정도와 ARIA-E 발생률을 비교했다. 주목할 점은 표준 투약법은 4주 간격으로 처음 세 번 700mg 용량을 주입한 뒤, 같은 간격으로 1400mg을 투여하게 된다. 하지만 변경된 투약법은 초기 유도 용량으로 350mg을 투여한 후 4주마다 700mg, 1050mg, 1400mg으로 용량을 점증적으로 늘려 나가는 방식이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 중 207명의 환자는 기존에 허가를 받은 표준 투약법으로, 나머지 212명의 환자는 변경된 요법을 사용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부작용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아포지단백E(APOE4)'을 보유한 환자에서 표준 용량을 투약한 경우 ARIA-E 발생률은 57%이었지만, 변경된 투약법을 사용한 환자에서는 19%에 그쳤다. 이렇게 투약법을 변경했을 때 뇌 부종 등 발생 위험이 67% 줄어든 것이다.

더불어 치료 효과에 있어서도 큰 차이는 없었다. 독성 아밀로이드 단백 감소 정도를 비교했을 때 표준요법을 사용한 치료군은 제거율이 69%, 변경된 치료군은 67%로 나타났다.

릴리 신경과학 R&D 그룹 부사장인 마크 민툰 박사는 "현재 키순라의 라벨 업데이트를 위해 해당 연구 결과를 근거로 글로벌 규제 당국과 논의 중에 있다"며 “새로운 연구 결과가 ARIA-E 발생 위험을 줄여 안전성 프로파일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릴리는 해당 임상기간을 1년으로 늘려 ARIA-E 발생을 평가할 예정이다. 후속 분석 결과는 내년 초 공개된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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