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터민의 다이어트 효과가 위고비보다 좋다고?
"펜터민은 중독 우려...위고비가 안전성 우위"
이달 국내 출시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큰 화제를 모으자 기존에 처방되던 비만약 '펜터민'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위고비보다 저렴하면서 단기 체중감량 효과가 더 크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위고비보다 단기 다이어트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펜터민은 비만치료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만큼 중독 우려가 있으므로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펜터민은 지난 2004년 비만치료제로 국내 처음 도입됐다. 당시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국내 환자들에게도 동일한 효과나 부작용을 보이는지 성인 비만환자 38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3개월만에 11%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내 화제를 모았다. 위고비가 68주(약 16개월) 동안 15% 체중 감량 효과를 낸 것과 비교하면 감량 효과는 유사하면서 효과는 5배 빠른 것이다.
다만, 전체 대상자 절반(51%)에서 이상반응 등 부작용이 관찰됐다. 부작용은 △목 마름 △변비 △과다한 땀 △두통 △복부 불쾌감 등이었다. 심각한 이상약물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 연구는 단기간 투약에 그쳐 장기적 투약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또한 약물 이상반응 중 중독 가능성에 대한 것은 포함하지 않아 한계가 명확했다. 연구 자체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다.
박정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대한비만학회 대외협력·정책위원회 이사)는 "표본 수도 적고 사람마다 다른 각종 변수를 적용하지 못했다"며 "메타분석을 해보면 위고비가 나오기 전 '큐시미아(펜터민 계열)'는 6% 체중 감량 효과가 최대였다"고 말했다.
이제 검증된 비만치료제가 나온 만큼 펜터민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당부도 나왔다. 박 교수는 "펜터민은 비만치료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어서 유럽에선 다이어트 약물로 처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기 다이어트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향정신성의약품이므로 중독 우려가 크다"며 "임상연구를 거친 위고비와는 안전성 면에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박 교수는 "단기간 다이어트에 효과를 보고 싶은 사람도 펜터민보다는 위고비가 낫다"며 "주 1회 주사로 4~8주 정도만 맞아도 펜터민과 비슷한 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펜터민은 한번에 4주 이상 약을 처방 받을 수 없다. 환자가 첫 4주 동안 만족할 만한 체중감량을 얻었을 경우(최소 1.8kg) 처방을 지속할 수 있다. 펜터민의 부작용으로는 △빈맥 △혈압상승 △불면증 △설사 △변비 △발기부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