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보약이라고?”…더 특별한 무엇이 있다

[송무호의 비건뉴스] 현미밥이 더 좋은 이유 5가지 ①

환자: 원장님, 밥 좀 바꾸어 주세요.
필자: 왜요? 현미밥엔 영양분이 많아 수술 후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환자: 소화가 잘 안 돼서 힘들어요.
필자: 오래 씹으면 괜찮을 텐데요.
환자: 이빨이 안 좋아 오래 씹질 못해요.
필자: ….

사람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몸에 좋은 식품을 통한 충분한 칼로리와 영양분 섭취가 필수다. 건강을 위해 채식을 선택하시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지만,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보통 2000kcal라고 볼 때 채소나 과일만으로 이만한 칼로리를 섭취하기는 어렵다. 왜냐면 채소나 과일에는 수분 함유량이 80~90%로 높아 먹는 양에 비해 실제 칼로리는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국인이 주로 먹는 곡식인 쌀은 칼로리가 높을 뿐만 아니라 단백질과 지방은 적당히 들어있고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 영양분은 많이 들어있는 건강식품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백미(흰쌀)가 아닌 현미를 먹어야 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쌀(현미)의 구조는 바깥쪽에 영양 덩어리인 쌀눈(배아)과 쌀겨(미강)가 있고 안쪽에 백미(배유)가 있다. 그런데, 쌀의 중요 영양소는 대부분 쌀눈과 쌀겨에 들어있다.

[그림=이지현]

현미의 바깥층인 쌀겨에는 섬유질이 많기에 약간 거칠고 식감이 떨어져 정미소에서 도정을 하여 부드러운 백미로 만든다. 현재 우리가 먹는 백미는 10분도(현미 중량의 약 10%가 감소한 쌀로 쌀눈과 쌀겨가 거의 제거된 상태) 이상의 쌀이므로 현미에 있는 영양분이 많이 깎여 나간 상태라 백미와 현미는 상당한 영양소 차이가 있다.

물론 쌀의 영양분 중 기본 영양소인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은 백미에도 들어있다. 하지만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는 쌀의 바깥층인 쌀눈과 쌀겨에 주로 들어있기에 백미에는 이런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진다 [1, 2].

필자는 수술을 주로 하는 외과 의사(Surgeon)라 수술 환자들의 영양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래서 수술받은 환자들은 전부 현미밥과 채식을 드시게 한다.

이유는 이렇다. 수술 중에는 피를 많이 흘리므로 수술 후 빈혈이 필연적으로 생긴다. 이런 빈혈을 극복하기 위해선 적혈구를 구성하는 헤모글로빈의 재료인 철분 보충에 필요한데 현미에는 백미보다 4배나 더 많은 철분이 들어있다. (*참고: 미국 국립의학원 자료에 의하면 성인 남성의 철분 평균 필요량(estimated average requirements, EAR)은 하루 6mg, 성인 여성은 8mg, 폐경 후 여성은 5mg이다 [3])

밥 한 공기(200g) 만드는데 필요한 현미 양은 100g 정도이고 이 속에 약 1mg의 철분이 들어있으니, 하루 3끼 현미밥을 먹으면 이것만으로도 하루 평균 필요량의 절반을 섭취한다. 더불어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C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드시게 하면 빈혈 교정에 많은 도움이 되어 수혈도, 철분제 복용도 따로 안 해도 된다.

그 외 현미에는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중요 미네랄인 칼슘은 2배, 마그네슘 4배, 칼륨 3배, 아연 20%, 셀레늄 20% 더 들어있다. 신진대사를 도와 몸에 활력을 주는 비타민 B군인 티아민은 3배, 피리독신 3배, 비오틴 3배, 니아신 30%가 더 들어있다. 여기다 항산화 기능이 있어 면역에도 중요한 비타민E(토코페롤)는 2배 더 많이 들어있다. 식이섬유가 2배 더 들어있어 변비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아래 도표) [4].

[출처=국립농업과학원, 국가표준식품성분표]
흔히 ‘밥이 보약’이라고 말하지만, 더 정확히 얘기하면 사실은 ‘현미가 보약’이다. 따라서 건강을 생각한다면 현미밥을 먹어야 한다.

송무호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

참고문헌
1. AS Saleh, P Wang, N Wang, et al. Brown Rice Versus White Rice: Nutritional Quality, Potential Health Benefits, Development of Food Products, and Preservation Technologies. Comprehensive Reviews in Food Science and Food Safety 2019;18(4):1070-1096.
2. X Wu, T Guo, F Luo, Q Lin. Brown rice: a missing nutrient-rich health food. Food Science and Human Wellness 2023;12(5):1458-1470.
3. Institute of Medicine (US) Panel on Micronutrients (2001). Dietary Reference Intakes for Vitamin A, Vitamin K, Arsenic, Boron, Chromium, Copper, Iodine, Iron, Manganese, Molybdenum, Nickel, Silicon, Vanadium, and Zinc. National Academy Press. page 290-393.
4. 국립농업과학원, 국가표준식품성분표. http://koreanfood.rda.go.kr/kfi/fct/fctFoodSrch/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

    송무호 의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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