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물에 '이것' 수치 기준치 이하면"...심장병 위험 높다고?

미국과 한국 기준치 10㎍/L 미만에도 심장병 위험 20% 증가

수돗물 비소 수치 기준인 리터당 10마이크로그램(㎍/L) 미만의 비소 수치에 노출된 사람들도 심장병 위험이 증가했다.[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식수에 포함된 비소 수치가 기준치 이하라도 장기간 노출되면 심장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환경 보건 전망(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발표된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컬럼비아대 메일맨 공중보건대학원의 티파니 산체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국 연방정부의 수돗물 비소 수치 기준인 리터당 10마이크로그램(㎍/L) 미만의 비소 수치에 노출된 사람들도 심장병 위험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한국의 수돗물 비소 허용치 기준도 리터당 0.01밀리그램(㎎/L)으로 미국 연방정부 기준치와 같다.

비소는 지각 부분에 널리 퍼져 있는 자연 발생 원소다. 금속은 아니지만 중금속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그 독성은 수은, 납과 비슷하다. 환경에서는 산소, 염소 및 황과 결합하여 무기 비소 화합물을 구성한다.

산체스 교수는 “이 새로운 연구결과는 현재의 정책 및 규제 표준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며 “이는 지역사회 식수의 비소 수치와 관련된 위험을 이해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미국심장협회(AHA)와 주요 보건 기관은 비소 노출이 심장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데 상당한 증거가 축적됐다는 데 동의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06년 식수의 비소 최대 오염 수준을 50㎍/L에서 10㎍/L로 줄였지만, 어떤 수준의 노출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비소는 지하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며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와 미국 동부 뉴잉글랜드 지역, 중서부 상류, 서부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된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교사 9만8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장기 연구에서 얻은 건강 데이터를 추적해 심장병 사례와 식수의 비소 노출을 비교했다. 참가자의 거의 절반(48%)이 캘리포니아의 공중보건 목표인 1㎍/L 미만의 평균 비소 농도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분석 결과 식수에서 평균 1~5㎍/L의 비소에 노출된 사람들은 심장병 위험이 5~6% 증가했다. 5~10㎍/L 범위의 비소에 노출된 사람은 그 위험이 20%로 급증했다. 또 연방정부 기준치인 10㎍/L 이상의 수치에 노출될 경우 42%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컬럼비아대 다니엘 메드계시 박사후연구원(환경보건과학)은 “우리의 연구 결과는 심장병을 야기하는 비소 노출의 주요 시간대를 밝히고 EPA가 진행 중인 비소 위험 평가에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는 암 이외의 결과, 특히 미국 및 전 세계적으로 사망 원인 1위인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고려하는 것의 중요성을 뒷받침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ehp.niehs.nih.gov/doi/10.1289/EHP1441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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