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젊은’ 대장암...남녀 차이도 있다는데

흔히 대장암은 "50대 넘어 잘 걸린다"고들 하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50세 이하, 심지어 20~40대에서도 많이 걸린다. 10만 명당 12.9명이나 된다.

사실, 우리나라 젊은 세대 대장암 발병률이 세계 1위다. 한해 대장암 발생자 수가 이미 3만 명(3만 2,751명,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사람들 가장 많이 걸린다는 갑상선암(3만 5,303명)에 육박하는 정도다.

우리나라 젊은 세대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 1위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녀 차이도 있다. 남자(1만 9,533명)가 여자(1만 3,609명)보다 많이 걸린다. 50% 정도 더 많다. 대장암은 그 외에 가족력 등 발병 요인이 다양하다. 여러 다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젊은’ 대장암이 무서운 건 치료를 받아도 예후가 좋지 않다는 것. 암세포의 공격성이 높고,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 젊다고 증상을 방치하다 진단이 늦어지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혈변(피똥), 복부경련(복통), 설사나 변비, (철결핍성)빈혈 등 초기 증상이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두 가지가 있으면 대장암 발병 위험은 3.5배, 세 가지가 있으면 6.5배 이상 높아진다"고 나왔다.

그래도 쉽지 않다. 다른 암처럼 초기엔 증상이 미미한 것이 조기 발견을 가로막는다. 미세한 변화라도 대장암 신호를 빨리 알아채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현재까지 나와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대장내시경 검사다. 대장암으로 변질될 수 있는 용종을 미리 발견하고 또 그 자리에서 바로 제거할 수 있어서다. 떼어 낸 조직으로 그 용종이 양성(良性)인지, 악성(惡性)인지도 판별할 수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 개인별 특성 따라 검사 주기 다르다

그런데, 내시경 검사도 시대에 따라 계속 발전한다. 과거에는 50세 이상이면 5년마다 한 번씩 정기 검사를 받으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의 특성에 따라 검사 주기를 더욱 세분화하는 추세.

대장 항문을 주로 치료하는 부산 웰니스병원 최필선 원장(소화기내과)은 "과거에는 일괄적인 기준으로 검사 주기를 설정했지만, 현재는 개인의 유전적 특성, 생활 습관,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맞춤형 검사 주기를 설정하는 추세"라 했다. 개인별로 검사 주기가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최필선 원장(소화기내과). [사진=부산 웰니스병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 따르면 대장 용종을 떼어낸 경험이 있는 경우엔 검사 주기가 이전보다 더 빨라진다. 예를 들어 1cm 미만의 선종은 3년 이내, 1cm 이상이나 여러 개의 선종은 1년 후에 다시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악성으로 변할 가능성 높은 '고위험 용종'이 발견된 경우에는 더 짧은 주기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잠재적 위험군. 가족 중 대장암 병력이 있으면 위험이 2~3배 이상 증가한다. 이에 해당한다면 40세부터 내시경 검사를 받길 추천한다.

이어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 환자도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다. 흡연, 과음, 비만 등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생활습관이 있는 경우도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최 원장은 "건강검진의 통상적인 ‘분변(분변) 잠혈검사’만으로는 사실 대장암 조기 발견에 한계가 있다"면서 "아직까지 대장암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라 했다. 대변에 피가 묻어나올 정도면 이미 꽤 진행된 단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장내시경 검사 받을 때, 2가지는 꼭 지켜야

그는 이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때 두 가지는 꼭 지켜야 한다"면서 "장을 깨끗이 비워두는 것, 그리고 복용하는 약물에 대한 정보를 의사와 자세히 공유하는 것"이라 했다.

예를 들어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반드시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 이름과 종류를 미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대장내시경을 받다 혹시 장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穿孔)이 생기기라도 하면 출혈 위험이 커진다. 항응고제를 포함한 심혈관계나 뇌졸중 치료약을 먹고 왔다면 심각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어서다.

또 효과적인 검사를 위해선 검사 3일 전부터는 질긴 야채, 씨 있는 과일, 견과류, 잡곡, 해조류, 고춧가루 등의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검사에 오류가 생기게 할 수 있다.

한편,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과식을 삼가고, 비만이 되지 않도록 체중관리를 해야 한다. 술, 담배를 피하고, 붉은살 고기와 소시지, 햄, 베이컨 등 가공육을 피하는 것도 기본. 그 대신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와 과일류, 정제되지 않은 곡류 등은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도 중요하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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