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도 뒤척일까?“…낮에 먹으면 꿀잠 부르는 식품은?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숙면을 취하고 있는 여성
밤에 잠을 충분히 잘 자는 것은 질병을 물리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1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그래도 최근 들어 수면 시간이 많이 늘어났다. 2004년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50분에 불과했다.

7시간 이상 잠을 자는 한국인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그러나 한편으로 따져보면 나머지 약 절반은 기본수면 시간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7시간 이하로 자는 한국인도 많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건강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우선 나이 들면서 누구나 두려워하는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고령 인구의 증가로 인해 치매 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시점에서 치매를 예방하고 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한 잠이 필수 요소”라며 “수면이 부족하면 뇌 독성 물질의 침착이 증가해 치매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잠 충분히 자지 못하면 각종 질병 위험 증가

심혈관 질환 위험도 커진다. 잠이 부족한 사람들에게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양을 측정했더니 충분한 잠을 잔 사람들보다 2배 이상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코르티솔 수준이 높아지면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관의 압력이 높아지게 되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고혈압을 비롯한 심장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사람들은 포도당 내성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포도당과 같은 당분을 섭취하면 몸 안에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당을 분해하고 에너지를 생산한다.

하지만 포도당 내성이 생기면 당분을 섭취해도 인슐린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는다. 그 결과 혈당량이 높아지고 당뇨가 발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주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여 먹는 양이 늘어나게 된다.

면역계의 작용도 저하돼 몸이 더 많은 에너지를 축적하려고 지방을 많이 저장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살이 쉽게 찌게 되면서 비만의 위험이 높아진다.

수면 부족은 감정 조절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연구에 따르면 잠이 부족하면 감정을 느끼고 그에 대처하는 능력에 문제가 생긴다. 여러 가지 감정 신호 중 두려움은 갑작스럽게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적절히 반응하고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잠 부족하면 감정 조절에도 문제 생겨

두려움을 처리하는 경로에는 뇌의 일부와 심장이 관련돼 있는데, 잠이 부족한 사람들은 이 경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고, 그 결과 위험한 상황을 판단하지도 그에 대해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도 못할 수 있다.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저하되고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되어 일상생활에서 실수나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졸음운전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그렇다면 밤에 잠을 충분히 잘 자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카페인 음료, 술, 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멀리하고 규칙적인 수면-기상 습관을 유지하며 낮 동안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잠을 잘 자는 데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런 영양소를 음식을 통해 얻으면 수면은 물론 전반적인 건강 향상에도 좋다”고 말한다. 각종 연구 결과는 토대로 이런 영양소와 함유 식품에는 어떤 게 있으며 건강한 수면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봤다.

수면 돕는 영양소 및 함유 식품은?

섬유질=《식품 및 기능(Food & Function)》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군)에 대한 섬유질의 긍정적인 영향은 장-뇌 축을 통해 편안한 수면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섬유질 섭취가 여러 유형의 수면 장애 증상 감소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에는 과일, 채소, 통곡물, 견과류, 씨앗류, 콩류와 같은 식물성 식품이 꼽힌다.

마그네슘=수면 관련 보충제의 마그네슘은 가장 흔한 성분 중 하나다. 이는 마그네슘이 수면의 질과 수면 시간 개선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마그네슘은 잎채소, 콩류, 통곡물, 아몬드에 함유돼 있다”고 말한다. 타트 체리와 아보카도는 이 미네랄의 또 다른 풍부한 공급원이다.

트립토판=필수 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은 건강한 수면과 관련이 있다. 트립토판은 생체 리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전구체이기 때문이다. 트립토판의 훌륭한 공급원으로는 콩, 호박씨, 칠면조, 닭고기, 생선, 달걀, 유제품 등이 있다.

멜라토닌=멜라토닌은 마그네슘과 함께 수면을 위해 가장 많이 선택되는 성분이다. 이 호르몬은 생체 리듬(circadian rhythms)의 또 다른 핵심 요소이며 건강한 수면 패턴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수면 시간 보충제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멜라토닌은 견과류와 버섯에서 자연적으로 들어있다”고 말한다. 생선, 달걀, 타르트 체리, 유제품도 멜라토닌의 공급원이다.

비타민=비타민A, B1, B6, B12, C, D, E, K를 포함해 건강한 수면을 촉진할 수 있는 비타민이 많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각종 비타민은 수면을 촉진하는 신경 전달 물질의 합성을 지원하거나, 일반적으로 수면을 방해하는 우려 사항(예: 하지불안증후군)을 해결하거나, 염증을 줄이는 작용으로 건강한 수면을 돕는다. 이러한 비타민의 공급원은 식품군에 따라 다양하지만 짙은 잎채소, 십자화과 채소, 감귤류 과일, 저지방 단백질, 달걀 및 고구마가 다양한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는 좋은 식품으로 꼽힌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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