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암 이력 있으면...젊은층도 미리 검사 받아야 할까?

[메디체크의 헬스업] 연령대별 건강검진 추가항목

요즘 건강검진센터를 찾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면서 국민의 검진 이용도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요즘 건강검진센터를 찾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면서 국민의 검진 이용도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가족이나 ‘예비 부부’가 함께 손잡고 와서 질병 유무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지하게 건강상담을 받으며 가족건강을 설계하려는 경향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지역 가입자와 사무직 직장 가입자는 격년 검사이지만 ‘연기제도’를 활용해 가족과 함께 오기도 한다. 연기제도를 활용, ‘계획 검진’을 받으면 국가검진 미수검 과태료를 피하려 연말에 북새통 속에서 검진받는 것도 피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좋은 건강검진센터는 다양한 개인 맞춤상품을 개발하고, 의료진이 친절히 상담하며 가족 건강설계를 돕지만, 수검자가 미리 정보를 알고 검진센터를 찾으면 ‘건강 청사진’을 보다 더 알차게 그릴 수 있다. 기본종합검진은 경제성을 고려한 ‘교집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수검자의 연령과 가족력, 생활습관 등을 고려해서 적절히 검사 항목을 추가하는 게 합리적이다.

10~20대=10대는 건강검진 필요없다고?

10대는 건강검진이 필요없다는 생각은 이제 ‘몰상식’에 가깝다. 학원돌림에 따른 운동·잠 부족, 마라탕·떡볶이 등 자극적 음식, 탕후루·탄산음료 등 고당(설탕덩어리) 섭취로 성인병에 걸린 10대도 적지 않은 데다가 이때 생활습관을 바로잡지 않으면 나중에 중질환 발병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땐 비만도, 혈압, 혈당, 간기능, 심전도, 영양, 구강건강 등 기본검사에 잠복결핵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여학생은 빈혈검사를 추가하도록 한다. 10대 후반에 2~3년 간격으로 두 번 정도 건강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평생 건강습관을 교정하는 것.

20대도 청소년과 비슷하지만, 가족력이 있을 때 대장암, 유방암, 간암 등의 암 검진을 고려해야 한다. 여성은 20대에도 갑상선암이 적지않게 발병하므로 갑상선 초음파 검진을 추가하도록 한다. 술자리를 즐긴다면 복부 초음파를 고려하는 것도 좋다.

30대=간기능·유방암 체크 시작

실제로 건강 상태가 바뀌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다. 생활에서 음주, 과식, 운동 부족이 ‘친숙한 단어’라면 간초음파와 간기능검사(AST, ALT, GGT) 등을 통해 간건강을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간암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AFP(알파태아단백 검사)와 간초음파를 추가로 받는 것이 권장된다. 간암 표지자로 사용되는 AFP는 혈액에서 간암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검사로, AFP 수치가 높으면 간암 가능성이 있으므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이때부터 위암 환자가 늘어나므로, 비록 보험공단의 30대 필수항목은 아니지만 폭음이 잦거나 과식, 불규칙한 식사 등의 습관이 있다면 2년에 한 번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여기에다 가족력이 있다면 매년 검사받도록 한다.

여성은 유방암 환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므로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30대에선 매년 유방 촬영 검사를 받는 것, 40대는 유방 촬영과 유방 초음파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권장된다. 국제학회에서 유방암 진단 연령을 내렸고, 국내에선 젊은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으므로 매년 두 가지 검사를 병행하는 것도 좋다.

40대 = 5대 암+폐암 저선량CT 검사, 호르몬검사

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간암 등 5대 암 검진을 포함한 정밀검진이 필요하다. 여기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폐암은 발병률, 사망률에서 수위권이므로 검사를 받도록 한다. 특히 흡연자나 폐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매년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는 것이 권유된다. 폐암은 치료가 잘 안되는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로 완치할 수 있으며, 특정 종류의 폐암은 다소 늦게 발견돼도 ‘표적치료제’로 치료할 수 있으므로 조기진단이 필수다.

애주가는 간초음파를 통해 간의 구조적 변화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아니더라도 40대라면 AFP 검사를 통해 간암 위험을 미리 파악하도록 한다.

여성은 40대 후반부터 폐경이 시작되므로, 기본건강검진 말고도 호르몬 검사를 통해 호르몬 불균형 상태를 파악하고, 필요시 호르몬 대체 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또 골밀도 검사와 함께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다.

가능하다면 이때부터 검진기록을 보관해 자신의 건강상태 변화를 비교하면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신장기능 등의 수치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면 이상 여부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상당수 검진센터는 과거 기록과 비교하며 건강 상담을 하므로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다.

50대 = 암-심·뇌혈관 질환 집중관리, 콩팥질환 추가 검사

암과 심·뇌혈관 질환 발병이 크게 증가할 때다. 특히 대장암은 50대 이후 급격히 증가하므로 분변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한다. 분변잠혈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 국가의 지원을 통해 대장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으나, 분변잠혈검사를 통해 용종이나 암을 발견할 수는 없으므로 평소 음주와 과식,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하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 본격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심장동맥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고지혈증·고혈압·당뇨병 환자 또는 오랜 기간 과음, 흡연한 사람은 기본항목인 심전도검사 외에 심장초음파, 경동맥 초음파 등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도록 한다.

콩팥도 체크할 때다. 신장 기능 저하나 만성 신장 질환의 조기 발견을 위해 크레아티닌, 요산, 사구체 여과율(GFR)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남성은 60대에 이르면 전립선암 위험이 급증하므로, 50대부터 전립선초음파나 PSA(전립선 특이항원) 검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PSA 수치가 높다면, 전립선암 가능성이 높아져 추가적인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흡연자나 숨이 쉬이 차는 사람은 폐기능검사를 통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폐 건강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중장년층은 비타민D 부족으로 골밀도 저하 및 면역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비타민D 수치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보충하도록 한다.

60대 이후= 치매 우울증 검진 추가

만성질환은 중장년에 발병하고 서서히 악화된다고 아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60, 70대에 갑자기 만성질환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이를 비롯해 노화에 따른 질병 예방과 관리를 하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 눈 질환 가운데 망막 질환은 눈에 보이지 않게 진행되다가 실명을 부르기도 하므로 체크하도록 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환자는 반드시 정기검진을 받도록 한다.

무엇보다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진단도 필수다. 치매 검사는 인지능력 테스트, 영상 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함께 실시하는데 최소비용이 드는 인지능력 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경제적 여건이 허락하면 종합검사를 받도록 한다. 우울증도 노인층에 가장 많으므로 우울증 검사와 같은 마음 검진도 받는 것이 좋다. 60대 이후에는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병에 취약하므로 건강검진 때 상담을 받고 대상포진, 폐렴구균 등 예방접종을 맞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연령별 검진 팁이 모든 사람에게 100% 해당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가족력, 건강환경, 유전체 특징 등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참고해서 건강검진센터의 전문가 상담을 통해 검진항목을 결정하면 된다. 그리고 검진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검진은 건강 설계와 관리를 위한 유용한 도구이다. 검사 뒤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만의 ‘건강계획표’를 짜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검진은 단순한 의무가 아닌,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꼭 필요한 투자이다. 모든 가족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함께 건강검진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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