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오래 산다?" 소득 많으면 8년 이상 더 건강해
소득 상위20% 건강수명 73.4세, 하위20% 65.2세
일생 동안 아프지 않고 살아가는 기간을 뜻하는 '건강수명'이 소득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소득자와 하위 소득자 간 약 8년 이상 격차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분석한 결과, 소득 상위 20%의 2011년 건강수명은 71.8세에서 2021년 73.4세로 1.6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20%의 건강수명이 1.6세 증가하는 동안 소득 하위 20%는 같은 기간 64.7세에서 65.2세로 0.5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건강수명 격차가 10년 새 7.1세에서 8.2세로 더 벌어진 것이다.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에서의 건강수명은 평균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활동하지 못한 기간을 뺀 값이다. 다시 말해 아프지 않고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사는가에 초점을 맞춰 산출한 기간이다.
건강수명뿐만 아니라 자살사망률, 암·고혈압·비만 유병률 등도 소득에 따른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자살사망률은 2018년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가 인구 10만명 당 8.9명에서 2022년 10명으로 1.1명 늘었다. 다시 말해 여성 인구 10만명 기준, 못 사는 사람이 잘 사는 사람보다 10명 더 자살로 사망한 셈이다.
암 발생률도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간 격차가 현저했다. 남성은 2018년 인구 10만명 당 78.3명에서 2021년 79명으로 0.7명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여성은 같은 기간 97.3명에서 117.4명으로 20.1명이나 격차가 발생했다. 소득에 따른 암 발생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취약했다.
고혈압 유병률도 남성의 경우 소득에 따른 격차가 2018년 5.4%p(포인트)에서 2022년 7.7%p로 커졌다. 성인 남성 비만 유병률 격차도 소득이 낮은 1분위와 그보다 높은 5분위 격차가 같은 기간 1.1%p에서 4.2%p로 벌어졌다.
김 의원은 "기대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소득을 이유로 건강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소득, 지역 등을 이유로 국민 건강이 불평등해지는 것은 옳지 못하며 균등한 의료시스템 편성과 더 보편적인 복지시스템의 구축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