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는 부작용 없앤 조현병 치료제 '코벤피' 등장, 어떤 약?

BMS, 카루나 19조 인수 통해 확보한 신약...부작용 획기적 개선 평가

미국 FDA.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2천만명이 넘는 환자가 앓고 있는 정신질환 '조현병' 분야에 새로운 표적 치료 옵션이 등장했다. 글로벌 제약사 BMS가 개발한 신약으로, 기존 정신병 약물과 달리 살이 찌고 운동 장애가 생기는 등의 심각한 부작용 문제가 적다는 데 이목이 쏠린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BMS의 ‘코벤피(성분명 자노멜린·트로스피움, 개발명 KarXT)'를 성인 조현병 치료제로 최종 승인했다. BMS에 따르면 하루 2번 복용해야 하는 코벤피는 내달 말 출시될 예정이며, 미국 현지 약값의 경우 한달 투약에 1850달러(한화 약 240만원)로 책정될 전망이다.

통상 조현병은 편집증을 비롯한 망상, 환각 등 여러 정신 이상증세를 유발하는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2400만 명의 환자가 조현병을 앓는 것으로 조사된다. 이 병은 뇌의 특정 부위에 중추신경계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과도하게 작용하거나, 반대로 작용이 부족해 음성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치료법은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을 사용해 과도한 도파민의 작용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문제는 기존 조현병 약물들이 체중 증가 및 운동 장애, 과도한 진정 효과 등 다양한 부작용을 야기시켰다는 점이다. 이번 승인을 받은 코벤피는 이러한 약물들이 타깃으로 잡은 도파민 수용체가 아닌, 콜린성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최초의 항정신병 치료제로 차별화된 효과와 부작용 개선이 기대를 모은다. 학습과 기억, 인지 등과 관련된 무스카린 수용체 M1과 M4에 선택적으로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벤피는 임상에서 보고된 부작용이 메스꺼움, 구토, 변비 등으로 대부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는 "도파민 수용체와 비교할 때 M1 및 M4 수용체는 환각과 망상 등 조현병의 긍정적 증상뿐만 아니라 감정 산출, 언어, 동기 부여 및 쾌락 감소와 같은 부정적 증상 개선에도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글로벌 임상에서도 장기간 증상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두 건의 3상 임상(Emergent-4 및 Emergent-5 연구)의 주요 결과를 보면, 코벤피 치료군에서는 조현병 양성 및 음성 증후군 척도(PANSS)로 측정한 조현병 증상이 30%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효과는 투약 44주차에 정점을 찍었으며, 이때 환자의 80% 이상에서 동일한 증상 개선 효과가 보고됐다.

더불어 안전성 데이터도 합격점을 받았다. 항정신병 약물에서 흔하게 관찰되는 체중 증가 이슈가 없었는데, 52주에 걸친 치료기간 코벤피 치료군에서는 평균 2.6kg의 체중이 줄었다. 체중이 7% 이상 감소한 환자가 7% 넘게 증가한 환자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다만, 약물을 사용한 70% 이상의 환자에서 치료 중 응급 부작용을 경험했는데,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변비 등이었다.

한편, BMS는 최근 몇 년간 신경과학 사업 확대에 집중해왔다.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제포시아(성분명 오자니모드)' 론칭에 이어, 2002년 처음으로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한 비정형 항정신병 치료제 '아빌리파이(성분명 아리피프라졸)'를 공급하며 조현병 치료제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BMS 관계자는 "오는 10월 말에 코벤피를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벤피는 BMS가 정신병 약물 전문 개발사인 카루나 테라퓨틱스를 올해 140억 달러(약 18조9300억원)에 인수하며 확보한 신규 파이프라인이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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