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약' 알고보니 마약?...작년比 3.3배 유통
한지아 의원실 "ADHD 치료제 오남용...불안장애·편집증 등 유발"
오는 '2025년 수학능력검정시험(수능)'을 앞두고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통이 지난해와 비교해 3.3배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모의고사(4일 실시)'를 앞두고 실시한 '수험생 관련 식의약품 부당광고 및 불법유통 특별점검'에서 식품 53건, 마약류 669건을 적발했다.
이는 식약처가 지난해 '2024학년도 수능'을 앞두고 실시한 마약류 집중점검(200건) 당시 적발 건수에 비해 3.3배 증가한 수치다. 적발된 669건은 △애더럴 486건 △콘서타 142건 △페니드 41건으로 집계됐다. 주로 △소셜미디어(SNS) △블로그 △오픈마켓 △일반 쇼핑몰에서 유통된 이들 약물은 본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로 사용되는 '의료용 마약'이다.
특히 이번 집중 점검 적발 건수의 72.7%를 차지한 애더럴(성분명: 암페타민)은 장기간 복용하거나 오남용 시 △불안장애 △편집증 △불면증 △피로 △발기부전 등 부작용이 발생하며 일부 환각 작용도 있을 수 있다고 보고된다.
해당 약들은 시중에서 '공부 잘하는 약', '집중 잘되는 약'으로 둔갑한 채 불법 유통되고 있었다. ADHD 치료제는 본래 노르에피네프린-도파민 재흡수 억제제(NDRI)이자 중추신경 흥분제로 각성 작용을 기대하고 사용한다.
그러나 ADHD 환자가 아닌 일반인이 이 약물을 복용하면 신경절의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농도가 강제로 높아져 지나친 흥분 상태에 이른다. 해당 약물의 의존도가 높아지면 중독에도 빠질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또한 애더럴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은 받았으나 국내에선 부작용이 우려돼 금지된 약물로 취급된다. 식약처에선 해당 불법 약품의 반입 업체나 유통 경로까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지아 의원은 "지난 6월 미국 정신의학회지에 게재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페타민 계열 ADHD 치료제를 고용량 복용하면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5.3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시험을 앞둔 수험생, 청소년들이 불법 마약류를 접하지 않도록 관련 정보 차단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마약류 유통을 즉각 차단하기 위해선 마약류 감시 체계를 고도화 해 적발부터 차단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을 구축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