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성 위암 치료에 새 돌파구

[바이오키워드] 클라우딘18.2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나라는 맵고 짠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위암 발생률이 높은 편에 속한다. 중앙암등록본부가 작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27만7523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했는데, 그중 위암은 남녀를 합쳐서 2만9361건을 차지했다. 전체 암 발생의 10.6%로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문제는 조기 진단과 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위암의 5년 상대생존율도 점차 향상되고 있지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의 경우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2017-2021년) 진단된 국내 위암 환자 중 원격전이 단계에서의 5년 상대생존율은 6.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위암이 다른 암종에 비해 발병 과정이 복잡하고 조직학적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는 특성과도 결부된다. 더욱이 약물 치료와 관련해,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한 표적 치료제들의 선택지가 적다는 점도 전이성 위암 치료 성적을 끌어내리는 주요 이유로 꼽힌다.

이러한 전이성 위암 분야에 새롭게 주목받는 바이오마커가 '클라우딘18.2(Claudin 18.2)'다. 학계는 전이성 위선암 및 위식도 접합부 선암 치료를 위한 유용한 바이오마커로 이 물질을 지목했다.

클라우딘18.2는 위점막 상피세포에서 발현되며 암 발생 과정에서 노출되는 단백질로 림프절 전이 및 원격전이 부위에서도 일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전이성 위암 환자 중 약 90%가 HER2(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 음성 환자이며, 이 중 약 40%에 달하는 환자가 클라우딘18.2 양성 환자로 보고된다.

최근 클라우딘18.2를 겨냥한 위암 표적 치료제 시장도 불이 붙고 있다. 아스텔라스제약의 '빌로이(성분명 졸베툭시맙)'가 클라우딘18.2 양성 위암 표적 치료제 시장에 처음으로 허가를 획득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 약물은 클라우딘18.2와 결합해 효과를 보이는 면역글로불린 단일클론항체로 분류된다.

빌로이는 클라우딘18.2 양성이면서 HER2 음성의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인 환자에 1차 치료제로서, 플루오로피리미딘계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이달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이 외에도 동아에스티가 지난해 인수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기업 앱티스가 클라우딘18.2를 표적한 후보물질 ‘AT-211(개발코드명)’을 개발 중이다. 클라우딘18.2 항체에 자사 독점 기술인 '앱클릭' 링커를 접목해 ADC 신약으로 임상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ABL111'의 3중 병용 및 단독요법 임상에 돌입하면서, 클라우딘18.2와 암 발생에 관여하는 '4-1BB'를 동시에 타깃하는 신약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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