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회' 투여로 에이즈 예방?...'트루바다' 넘는 신약 나오나
길리어드, '레나카파비르' 연말 허가 신청 예정..."내년 출시 목표"
항바이러스제 전문기업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새로운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에이즈) 감염 예방약 공개를 앞두고 있다. 2012년 HIV 치료제 '트루바다'를 감염 예방 목적으로 첫 승인을 받은 지 12년 만에, 차세대 장기 지속형 약물 '레나카파비르(lenacapavir, 제품명 선렌카)'의 허가를 목전에 뒀다.
매일 먹어야 하는 트루바다와 달리, 1년에 두 번만 투약하면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회사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오는 연말까지 글로벌 허가 신청 작업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길리어드는 12일(현지시간) 레나카파비르를 이용해 바이러스 노출전 예방요법(PrEP)의 효과를 평가한 3상 임상 'PURPOSE 1, 2 연구'의 주요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레나카파비르를 투여한 인원에서는 에이즈 감염 위험이 극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세 이상 남녀와 트랜스젠더 등 2180명이 등록된 임상에서 레나카파비르를 예방요법으로 1년에 두 번 투약했을 때 2명 만이 HIV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통상적인 HIV 배경 발생률(background HIV incidence)과 비교해 감염 위험을 96%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더불어 지난해 남아프리카와 우간다에서 사춘기 소녀 등을 대상으로 한 'PURPOSE 1 연구'에서도 레나카파비르를 복용한 그룹에서 연구 기간 동안 감염 사례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으며 100%의 효과를 보고했다.
독립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는 중간 분석을 통해 "최근 PURPOSE 2 연구를 분석한 결과 1일 1회 복용하는 트루바다에 비해 레나카파비르의 우월한 효과가 확인됐다"며 "트루바다 투여군에선 참가자 중 9명이 감염됐는데, 레나카파비르는 이보다 89%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길리어드는 성명을 통해 “레나카파비르는 두 건의 3상 임상에서 HIV 예방 효과를 개선하고 감염병을 종식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했다"며 “여러 연구 집단에 걸쳐 포괄적인 임상데이터를 확보해 정부, 공중보건 및 지역사회 파트너와 승인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속형 예방 약제의 공급 기회를 통해 PrEP 시장을 전반적으로 다시 정의하고자 한다"며 “발병률이 높고 치료제 수요가 많은 국가에 우선적으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자발적 라이선싱 계약 등도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레나카파비르는 앞서 2022년 다제내성 HIV 환자에 치료 목적으로 '선렌카'라는 제품명으로 먼저 허가를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