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가 원격의료의 전부는 아니죠” 의료의 미래를 논하는 의사들

한국원격의료학회, 20일 추계학술대회...군부대 원격의료 사례 등 소개

한국원격의료학회의 백남종 이사장(왼쪽)과 한종수 총무이사는 “원격의료가 절대 기존 의료를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며 “비대면 진료 이상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장자원 기자.

“원격의료라고 하면 비대면 진료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현장의 목소리들이 때로는 아쉽습니다. 디지털 전환, 초고령화 사회 진입 등 현재 의료계가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과 맞닿아 있는 분야가 바로 원격의료거든요.”

한국원격의료학회 백남종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과 한종수 총무이사(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런 분야도 원격의료에 포함되는가’에 대한 질문에 잘 대답하는 것이 학회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로 ‘원격의료’를 논한 의사들

한국원격의료학회는 ‘원격의료’를 다루는 국내 최초의 학회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의료진과 환자가 진료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고민하던 의료진과 관련 업계 관계자들 70여명이 만든 ‘원격의료연구회’가 그 전신이다. 연구회는 이후 2021년 학회로 발전했고 그해 7월 첫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종수 총무이사는 “원격의료는 비대면 진료도 포함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넓은 개념이다. 의료는 환자에게 제공되는 모든 종류의 서비스를 의미한다. 원격의료는 의료의 전주기 가치사슬 중에 일부가 원격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기술이나 데이터가 아니라 환자를 중심에 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한 이사는 “학회 역시 비대면 진료를 둘러싼 의료계 내외의 부정적인 여론과 선입견을 인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정확한 개념 정립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남종 이사장은 “원격의료는 절대로 기존 의료를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의 본질은 환자를 낫게 하는 것이다. 원격의료를 위한 모든 디지털 도구들은 그 본질을 위한 보조적인 도구이며, 기존 의료를 대체(Replace)하려고 시도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런 것도 원격의료에 포함된다고?

학회는 원격의료의 저변을 확대하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20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학술대회에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시니어 헬스케어 △디지털 신약 개발의 뉴 패러다임 △분산형 임상시험(DCT) 등을 주제로 세션이 개최된다. 비대면 진료 외에도 치료 활동을 보조하기 위해 시도되는 수많은 분야를 소개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한국원격의료학회 추계학술대회 프로그램 목록. [사진=한국원격의료학회]
이번 학술대회에서 주목할 점은 원격의료가 실제 진행되고 있는 군(軍)에서의 사례가 소개된다는 것이다. 김동훈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장과 오인목 국군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이 연자로 나서 격오지 부대나 파병 부대의 원격의료 활용 사례를 발표하며, 군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제한적으로 도입한 비대면 진료 전략을 설명한다.

한 이사는 “역사적으로 군대는 첨단 기술 발전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담당해왔다”며 “제한된 환경에서 균일한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시범적용한 군의 사례를 통해, 원격의료를 실제로 구현한 레퍼런스 구축과 그 확장 가능성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 이사장은 “의료 행위가 점점 삶과 밀접하게 연계되고 있다. 과거에는 질병을 치료하는 과정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삶의 전반적인 질을 높이는 것에 환자들이 관심을 많이 가진다. 치료에서 예방으로, 돌봄으로 점점 논의가 확장되는 것이다. 노인 돌봄과 임상시험까지 폭넓게 다루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우리의 삶 자체가 된 헬스케어를 체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0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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