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건부’는 ‘많은 건강정보 부탁해’의 준말로 일상에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아리송한 건강상식을 풀어드리는 코너입니다.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의 많건부,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먼저 맹장과 충수에 대해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우리가 먹은 음식물은 식도와 위를 거쳐 소장과 대장을 차례로 지나며 소화됩니다. 맹장은 소장에서 대장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위치하고 있으며, 길이는 5~6cm 정도입니다. 충수는 맹장 끝에 붙어 있는 약 10cm 길이의 돌기이며, 충수염은 이곳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맹장의 위치는 남녀 모두 오른쪽 아랫배
그런데 남자는 급성 충수염일 때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고 여자는 왼쪽 아랫배가 아프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맹장의 위치는 남녀를 불문하고 오른쪽 아랫배에 있습니다. 선천적으로 맹장이 왼쪽에 있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극히 드문 사례입니다.
그렇다고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면 무조건 급성 충수염인 것도 아닙니다. 급성 충수염이라 하더라도 오른쪽 윗배나 배꼽 근처, 심지어 배 전체가 아플 수도 있으며 특별히 증상이 드러나지 않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진단 포인트는 충수가 위치한 부분을 눌렀을 때 통증 여부입니다. 정확한 위치는 배꼽과 오른쪽 골반 앞부분의 가장 튀어나온 곳을 연결한 가상의 선에서 바깥쪽 1/3 지점입니다.
급성 충수염에 관한 낭설은 또 있습니다. 머리카락이나 수박씨를 먹으면 맹장이 막혀 염증이 생긴다는 것인데요. 이 또한 사실이 아닙니다. 급성 충수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대부분 세균감염이며 머리카락이나 소화가 안 되는 씨앗, 껌과 같은 이물질은 음식물에 섞여 3일 내에 대변으로 배출됩니다.
맹장 제거해도 몸에 문제 없어…충수염 방치하면 위험
급성 충수염이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수술을 해야 합니다.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지 않으면 염증으로 충수 벽이 손상돼 천공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충수가 터지면 뱃속 전체로 고름이 퍼져 복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 지경까지 오면 수술이 복잡해지고 회복 과정도 힘들어지며, 합병증 위험도 커집니다.
맹장과 충수 제거에 대한 걱정은 내려놓아도 됩니다. 충수는 일종의 흔적기관으로 몸에서 수행하는 기능이 미미합니다. 맹장도 대장의 일부로서의 기능 외에는 특별한 역할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들 기관이 없다 해도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급성 충수염에 걸렸다면 지체 없이 수술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