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증상 없이 뇌 망가져”...21세女 목숨 앗아간 이병, 뭐길래?
뇌 둘러싼 지주막 아래 동맥 혈관 터져...환자 10명 중 7명은 사망하는 병
건강하던 21세 여성이 어느날 갑자기 특별한 증상 없이 뇌 회복 불가능해진 상태에서 세상을 떠난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애나 그레이브스(21)는 뇌 표면의 동맥 혈관이 터져 지난달 말 세상을 떠났다. 진단명은 뇌졸중의 일종인 지주막하출혈이었다. 지주막하출혈 발생 이후 애나는 심각한 뇌졸중으로 이어졌다. 뇌간(뇌 아랫부분에 위치해 뇌와 척수를 이어주는 줄기 역할을 하는 부위)이 압박받아 뇌사로 이어져 생명유지장치에 목숨을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뇌의 기능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된 상태였고 의사들도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결국 가족들은 애나의 고통을 줄이고자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는 가슴 아픈 결정을 내렸다.
결국 목숨을 잃은 애나에 대해 언니 에밀리는 “동생은 매우 친절하고 가족과 친구들을 아끼던 사람이었다”며 “건강하던 동생의 죽음은 우리에게 가장 힘들고 참담한 일이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가족들은 장례비용 마련을 위해 모금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뇌 둘러싼 지주막 아래 동맥 혈관 터진 병...환자 10명 중 7명은 사망
뇌졸중은 뇌의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뇌출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뇌 혈관이 터져 뇌 안에 피가 고이는 ‘뇌 내 출혈’과 애나의 사인인 지주막하출혈로 구분된다. 지주막하출혈은 뇌를 둘러싼 지주막 아래의 동맥 혈관이 터지는 것이다. 뇌는 신경세포와 신경섬유로 구성돼 있으며 풍부한 혈관조직과 3개의 막(지주막‧경막‧연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지주막하출혈은 환자 10명 중 7명은 사망할 정도로 무서운 병이지만 특별한 전조증상이 없다. 뇌를 둘러싼 동맥 혈관이 터지면 뇌와 두개골 사이에 엄청난 양의 피가 쏟아져 들어와 뇌압이 일시적으로 높아진다. 뇌압이 상승하면 뇌 기능이 저하한다. 그 결과 매우 심하고 갑작스러운 두통이 발생하나 지주막하출혈이라 예측하기 어렵다.
이 외에 오심, 구토, 목덜미의 뻣뻣함, 어지러움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뇌가 손상된 부위에 따라 특정 신체 부위가 마비되거나 무감각한 느낌이 들고 말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출혈 심하면 병원 도착하기 전에 사망...금연하고 싱겁게 먹는 습관 중요해
CT, MRI 검사 등으로 지주막하출혈을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전체 뇌졸중 중 가장 어렵다고 알려졌으며 전반적인 건강 상태, 동맥류 모양과 위치 등을 고려해 치료가 이뤄진다. 예후는 출혈 양에 따라 달라진다. 혈관이 터져 출혈이 심한 환자는 병원에 도달하기 전에 사망한다. 반면 출혈이 적고 동반 질환이 없는 환자는 회복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주막하출혈 환자는 매년 10만명당 10명의 환자에게 발생한다. 18~50세 사이에 발생하는 젊은 환자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지주막하출혈을 비롯 뇌졸중 위험을 줄이려면 금연과 싱겁게 먹는 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과음과 콜레스테롤,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도 혈관을 좁히므로 멀리해야 한다. 두부나 생선 위주 식사를 하면서 1일 염분 섭취량은 10g 이내로 조절할 것이 권장된다. 심각한 두통과 구토 증상, 의식을 잃는 등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즉시 찾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