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언제, 어떤 이유로 자살하나?”

대한민국 자살률, OECD 압도적 1위...생애주기 연령대별 두드러진 자살 원인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나라는 자살을 많이 하는 나라다. 벌써 4년 전 통계지만, 2020년엔 인구 10만명(연령표준화값) 24.1명이 자살로 세상을 떠났다. 게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나라들만 따져도 대한민국은 압도적 1위다. OECD가 2018~2020년 자살률을 꼽아보니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42개국(현재는 38개국) 중에서 자살률 순위 1위. OECD 평균(11.1명)의 2배를 넘는다.

2위는 리투아니아(20.3명), 3위는 슬로베니아(15.7명). 자살하는 이들이 많다고 알려진 일본조차 14.6명, 미국도 14.1명에 불과했다.

왜 이렇게 자살하는 이들이 많을까?... '가난'과 '외로움'이 가장 큰 원인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최근 9년간(2015∼2023) 유족 1,200여명을 상대로 진행한 심리부검 분석 결과, 자살한 이들은 소득 수준이 월 100만 원도 안 되는 저소득층이 46.5%나 됐다. 또 혼자 사는 1인 가구도 19.2%였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44.2세에 불과했고, 남성(64.7%0이 여성(35.3%)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자살 사망자는 평균 4.3개의 스트레스 사건들을 복합적으로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주기별로 살펴보면, 청년기(34세 이하)는 구직에 따른 직업 스트레스가 가장 컸다.

또 한창 일할 나이(35∼49세)엔 직업과 경제 스트레스 비율이 전체 생애주기 중 가장 높았다. 그래서 직장에서 동료와의 관계, 사업 부진 및 실패, 부채 등이 직접적 원인들.

이어 50∼64세 연령대는 퇴직, 은퇴, 실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다. 그 뒤 65세 이상 노년기는 대인관계 단절 때문이 컸다. 만성질병으로 인한 신체건강 스트레스, 우울 장애 비율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자살 문제를 둘러싼 또 다른 문제는 자살 사망자의 96.6%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일정한 경고신호를 보내지만, 이를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 그나마 주변에서 인지한 비율이 23.8%에 불과했다. 그만큼 주변 사람들조차 현실적, 심리적 여유가 없는 것이다.

자살하는 이들은 사망 1개월 전부터 우울감, 불안감, 식욕부진 등 극심한 감정상태 변화(19.1%)와 주변 정리를 하는 행동(14.0%) 등이 나타난다. 그 외에도 수면상태 변화(26.2%)나 자살에 대한 언급(24.1%) 등 다른 신호도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이수진 과장은 9일 “누군가가 ‘죽고 싶다’고 말하면, 우리는 대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흘려보내게 된다”고 지적하고, “행여 주변에서 평소와 조금 다른 심리 상태를 보이면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온종합병원 등 여러 병원들은 10일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관련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부산시도 9일부터 15일까지 시청에서 ▲자살 위험신호(언어, 행동, 상황), 발견 시 도움 방법 ▲자살예방관련 도움기관 정보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등을 알린다.

특히 마음구조 109는 자살을 생각하는 위기의 순간에 쓸 수 있는 상담 전화번호(☎109). "한 명의 생명도, 자살 제로(zero), 구하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누구나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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