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갑고 딱지 생겨"...女질염인 줄 알았다가 '이 암', 부끄러워 말라
질염인 줄 알았는데 외음부암, 외음부에 생긴 병변과 분비물…정기적 자가검진 촉구
질염인 줄 알았던 증상이 생각지도 못했던 암이라는 것을 알게 된 한 여성이 모든 여성들에게 유방암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음부에 발생하는 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영국 일간 더선은 여성의 외음부에 발생하는 암인 외음부암 진단을 받은 피파 샤프(49)의 사연을 보도했다. 피파는 2022년 8월 질염이 자꾸 재발하면서 왼쪽 음순에 따갑고 딱딱한 반점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처음엔 질염 때문에 생긴 증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반점은 혹으로 변했고, 2023년 1월 초 정기 검진에서 의사에게 이를 알렸더니 감염일 수 있다며 항생제를 처방해주었다. 하지만 약을 먹은 지 4일이 지나도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평소 건강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NHS(영국 국립보건서비스) 웹사이트를 검색해보았는데, 피가 섞인 분비물에서 지속적인 가려움증까지 외음부암에 해당하는 모든 증상을 자신이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에 다시 의사를 찾아 조직검사를 받았고, 4주 후 외음부암 1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3월에는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사타구니 주변의 림프절로 암이 전이됐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1기가 아니라 3a기였다.
수술 후 피파는 총 50회의 방사선치료와 5회의 항암치료를 받았다. 이 모든 치료를 잘 버텨냈지만, 올해 1월 그는 음순이 다시 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한 달 후 조직검사에서 오른쪽 음순과 항문에 암이 전이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그는 오른쪽 음순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추가로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7월 그의 우려에 다시 한 번 실시한 조직검사에서 오른쪽 음순에 암이 재발한 것으로 확인되어 오른쪽 음순까지 모두 제거하고 말았다. 현재 그는 추가 치료를 시작하기 전 나머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처음엔 부끄러웠지만 이제는 입을 다물고 있을 수 없다”며 “사람들이 이 치명적인 질병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어 자신보다 더 일찍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집에서 정기적으로 자가 검진을 통해 통증, 덩어리, 혹이 있는지 살피고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있을 경우 기록해 둘 것을 권했다.
여성 생식기 외음부에 발생하는 외음부암…정기적인 자가검진이 초기 진단에 도움
외음부암은 여성 생식기의 외음부에 발생하는 암으로 비교적 드문 암이다. 외음부암의 60%는 대음순과 소음순에 발생하며 15%는 음핵, 10%는 회음부에서 발생한다.
2023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1년에 우리나라에서 새로 발생한 암 중 외음부암은 209건으로 전체 여성암 발생의 0.16%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23.9%로 가장 많았고, 80대 이상이 23.0%, 70대 22.5%의 순이었다.
외음부암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없다. 증상이 있는 경우 △외음부 부위의 지속적인 가려움 △외음부의 통증이나 압통 △외음부에 덩어리, 혹, 궤양 △피부색이나 질감 변화 △비정상적인 출혈, 특히 폐경 후나 성관계 후 △치유되지 않는 열린 상처 △비정상적인 분비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외음부암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과 외음부 상피내종양(VIN), 연령, 흡연이 알려진 위험요인이다.
조기검진 방법은 없지만, 사연 속 여성이 권한 것처럼 정기적인 자가 검진이 도움이 된다. 외음부에 검은 반점, 혹, 종괴가 있는지와 피부 색깔의 변화가 있는지, 특히 하얗거나 붉어졌거나 거무스름한 부분이 새로 생겼는지, 궤양이나 상처가 있는지 주의 깊게 살핀다. 자가 검진인 매월 일정한 날짜에 시행한다.
외음부암은 병변 증상이 쉽게 드러나므로 조금만 주의하면 전암성 병변을 일찍 발견할 수 있어 초기 진단이 쉽다. 적어도 1년에 한 번 부인과의사의 진찰을 받고, 자가검진으로 발견된 변화를 의사에게 알리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