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먹방] 레스토랑 식전 빵, 배불러지는데...왜 나오는 걸까?

식전 빵 용도는 미각 청소용...다만 흰 빵 혈당지수 90 넘는 고혈당지수 식품으로 혈당 조절해야 하는 사람들 주의

식전 빵은 식욕을 자극하는 등 효과가 있지만 과다 섭취 시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양식 레스토랑에 가면 식사 전 따끈한 빵과 발사믹 식초를 섞은 올리브 오일이 나온다. 본 식사가 나오기 전에 먹으면 배부를 수 있는데, 왜 빵을 주는 것일까?

사실 식전 빵은 단순히 배를 두둑하게 만드는 용도가 아니다. 레스토랑의 손님이 메인 요리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식사 전 미각을 청소하는 목적으로 제공된다. 혀에는 최대 100개의 미각수용체가 뭉쳐있는 미뢰가 존재한다. 미뢰는 식품을 구성하는 성분의 맛 분자를 인식하고 뇌로 신호를 보낸다. 우리가 특정 음식을 먹고 맛을 인지할 수 있는 이유다.

밀가루와 물 등 최소한 재료로 만든 크래커‧바게트 등은 입안 세정 효과 뛰어나

식전 빵이 미각 세정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The Ohio State University) 식품공학과 연구팀은 여러 음식의 미각 세정 효과를 분석했다. 실험 대상자에게 단맛(젤리빈), 쓴맛(커피), 기름진 맛(훈제 소시지), 떫은맛(차), 매운맛(매운 토르티야 칩), 시원한 맛(민트), 잔향(사과 소스) 등을 먹게 한 뒤 크래커, 물, 레몬수, 우유, 초콜릿 등으로 입안을 헹구도록 했다. 그 결과 크래커가 세정 효과가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극적이지 않은 빵, 바게트 등 밀가루와 물 등 최소한의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도 마찬가지다. 아무 맛이 나지 않는 빵을 씹을 때 입 안에서 침이 나오고 입에 남아있는 맛 분자가 식빵과 함께 목구멍으로 넘어가 세정 효과를 준다는 분석이다.

혈당지수 높은 흰 빵 조심하는 게 좋아...빈속에 먹으면 혈당 급상승 위험 높아

이처럼 식사 전에 먹으면 식욕을 자극하는 등 효과가 있지만 과다 섭취 시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식전에 나오는 흰 빵, 모닝빵의 혈당지수는 92~95다. 혈당지수는 음식을 먹은 뒤 혈당이 오르는 정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55 이하면 저혈당 식품에 해당한다. 55~69는 중간 혈당지수 식품, 70 이상은 고혈당지수 식품이다.

빈속에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높아진 채로 배는 오히려 더 고파질 수 있다. 빵을 먹은 뒤 우리 몸에서는 높아진 혈당을 내리기 위해 인슐린을 분비한다. 인슐린 작용이 끝나면 혈당은 낮아지지만 뇌는 이 상황을 에너지가 갑작스럽게 부족해진 상태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 결과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을 계속 분비해 배가 고파지고 과식으로 이어지면 혈당과 비만 등에 악영향을 준다.

혈당 급상승을 막으려면 식전 빵을 먹을 때 발사믹 식초를 충분히 곁들여 먹는 게 도움된다. 발사믹 식초는 소장으로 천천히 이동해 체내 흡수가 느려 식후 혈당을 천천히 오르게 한다. 식초에 든 초산이라는 성분은 젖산과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가 있다. 체내 젖산이 분해되면 피로가 해소되고, 지방이 분해되면 체중 조절에 이롭다.

공복 상태라면 식전 빵을 소량만 먹되 지근한 물도 충분히 마시는 게 좋다. 공복에 마시는 미지근한 물은 체내 수분을 보충하고 포만감을 줘 과식을 막을 수 있다.

건강을 위한다면 공복을 오래 유지하기보다 채소나 견과류 등이라도 먹는 게 좋다. 채소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지속하면서 비타민과 미네랄을 채우는 데 효과적이다. 식사 전에 먹는 견과류는 혈당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인도 국립당뇨재단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당뇨 전단계 18~60세를 대상으로 점심, 저녁 식사 전 아몬드 20g을 3개월간 먹게 했더니 아몬드를 먹은 집단의 23.3%는 정상 혈당 상태로 돌아갔다.

〈3줄 요약〉
✔ 음식 맛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입안을 청소하는 미각 세정제 역할을 함
✔ 식전 빵에 쓰이는 흰 빵의 혈당지수는 90 이상으로 고혈당지수 식품임
✔ 혈당 급상승 막으려면 발사믹 식초 충분히 함께 먹고 미지근한 물도 마실 것

[‘건강’한 ‘먹’거리 정보’방’, 건강먹방은 자주 접하는 식품에 대한 궁금증을 다루는 코너입니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기자가 일상에서 무심코 넘어가는 영양 정보를 쉽게 풀어 안내해드립니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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