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비급여 진료 가격 공개...최대 98배 차이

334개 항목 평균가격 상승...백내장 다초점렌즈 651만원 차이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코막힘 증상을 치료하는 비밸브재건술이 의료기관별로 10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등 비급여 진료비 격차가 크자 정부가 모든 의료 기관의 비급여 진료 가격을 공개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올해 병·의원별 비급여 진료비 조사·분석 결과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건강e음'을 통해 공개한다고 5일 밝혔다.

비급여 진료는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진료다. 병원이 자체적으로 금액을 정해 병원마다 가격이 다르다. 정부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돕기 위해 전체 의료기관별 주요 비급여 진료비를 조사해 공개하고 있다. 4년째인 올해는 전체 의료기관의 비급여 항목 623개 가격을 공개한다.

올해 4~6월 7만562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비급여 진료비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65.7%인 334개 항목의 평균 비용이 지난해보다 인상됐고, 132개는 올해 7월 물가상승률(연 2.6%)보다 많이 올랐다.

주요 비급여 진료비의 의료기관별 격차는 여전히 컸다.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는 서울에 있는 한 의원은 29만원, 또 다른 의원은 680만원을 각각 받아 23배 차이가 났다. 조사 대상 의료기관의 중간금액은 220만원이었다. 최고 금액은 중간금액 보다 3.1배 높았다. 도수치료는 중간금액이 10만원이었는데, 경남의 한 의원에서는 26만원으로 2.6배 높게 받았다.

자궁근종 치료에 쓰는 하이푸시술(고강도초음파집속술)을 초음파 유도로 하는 경우 최소금액은 200만원, 중간금액은 800만원, 최고금액은 1800만원으로 최대 9배 차이가 났다.

특히 코막힘 증상을 치료하는 비밸브재건술 진료비는 최소 5만1000원에서 최대 500만원으로 98배 차이가 났다. 이 수술은 의원급만 놓고 봐도 최소 20만원, 최대 500만원으로 천차만별이다. 전체 의료기관의 중간금액은 173만원이었다.

하지정맥류 수술 역시 수술 방법에 따라 중간금액 대비 최고금액 차이가 3∼4배까지 벌어졌다. 중간금액은 150만∼160만원 정도다.

이번 조사는 진료비만 분석한 것으로, 의료기관 간 가격 차이는 진료 기준과 난이도, 인력과 장비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앞으로 환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비급여 진료비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기관별 가격 차이가 큰 항목에 대해선 의료계와 협의해 적정 가격 설정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앞으로도 소비자·의료계 등 여러 분야의 의견 청취를 통해 국민의 의료 선택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가격공개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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