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라보며 기대감 키우는 케이캡·펙수클루·자큐보

美서 P-CAB 방식 위식도역류질환약 시장 확대...국산 제품·기술 청신호

케이캡과 펙수클루. [사진=각 사]
케이캡과 펙수클루 등 국산 P-CAB(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 제제들의 미국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P-CAB 방식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에서 출시된 다케다제약의 P-CAB 제제 보퀘즈나(성분명 보노프라잔)의 처방 건수는 올해 2분기까지 누적 12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까지 누적 건수 4만3000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적응증 확대에 따라 처방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케다제약은 미국 파트너사 패썸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보퀘즈나를 판매하고 있다.

P-CAB은 기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을 주도했던 프로톤펌프억제제(PPI)보다 위산 분비 억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지속 시간이 길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야간 속쓰림 증상에 효과적이다. 보노프라잔은 다케다제약이 2015년 '다케캡'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세계 첫 P-CAB 약이다.

김재경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P-CAB 시장이 개화하고 있다”며 “패썸파마슈티컬스는 미국에서 약물을 투여받는 미란성 식도염 환자가 700만명, 비미란성 식도염 환자가 150만명이며, 보퀘즈나 연간 최대 매출액은 30억달러(약 4조원)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P-CAB 제제를 보유한 국내 제약사들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HK이노엔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과 대웅제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는 보프라잔에 이어 세계에서 2,3번째로 출시된 P-CAB 제제이기 때문이다.

미국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수는 약 6500만명으로 이중 4000만명이 PPI 제제를 복용하고 있다. 그들 중 20~30%만 K-CAB으로 대체하더라도 1000만명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나간 쪽은 HK이노엔이다. 이 회사는 2021년 미국 소화기의약품 전문 제약회사 세벨라에 케이캡을 기술 이전했다. 이어 2022년 미국 임상 3상을 시작해 비미란성 식도염 임상이 올해 상반기 종료됐고, 현재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다. 미란성 식도염 임상 3상도 올해 말 종료된다. 비미란성 식도염 결과는 하반기, 미란성 결과는 내년 중 공개될 예정이다. FDA(미국 식품의약국) 허가 신청도 앞두고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HK이노엔은 이르면 내년부터 단계별 마일스톤과 판매 로얄티 수령 단계에 들어간다.

테고프라잔과 보노프라잔을 비교한 임상시험 결과 테고프라잔은 30분만에 PH 농도 4에 도달했지만, 보노프라잔은 4시간 걸렸다. 테고프라잔 약효 발현 시간이 보노프라잔보다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케이캡은 화학물 구조가 보노프라잔과 달라 불순물이 생기지 않는다. 앞서 보노프라잔은 불순물 이슈로 인해 FDA로부터 허가 심사를 보류 받은 적이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보노프라잔이 미국에서 P-CAB 시장을 열어줬고, 케이캡도 곧 진입하게 될 것”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큰 초기 시장인데다 진입 시기가 크게 차이 나지 않고,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펙수클루는 미국 진출에 한 차례 고난을 겪었다. 대웅제약은 2021년 6월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에 펙수클루 기술을 이전하고, 계약금 대신 지분을 5% 확보했다. 그러나 지난해 뉴로가스트릭스에서 파이프라인을 재평가하면서 펙수클루가 사업 계획에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양사는 라이센스 계약을 종료했다.

대웅제약은 재빠르게 파트너사를 다시 찾아 미국 진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 여러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논의 중”이라며 “미국 학회에 참가하는 등 펙수클루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국내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전 세계 5번째 P-CAB 제제가 된 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도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이제 국내 출시를 앞둔 만큼 다른 회사들보다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국 진출을 위해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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