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위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 높인다

가톨릭의대 연구진 규명

장내균총 중 하나인 페칼리박테리움 등의 대사산물인 부티레이트가 위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마이크로바이옴(기능성 장내균총)이 면역항암제를 활용한 위암 항암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가톨릭대 의대는 서울성모병원 송교영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이 위암 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과 면역세포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장내 세균총 (Gut microbiota)»에 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연구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의 유익한 대사산물인 부티레이트가 위암 환자에게서 감소하면서 종양 미세환경(몸 안에서 종양을 둘러싸고 있는 생태)에서도 면역 저하를 유발했다. 부티레이트는 장내균총 중 하나인 페칼리박테리움 등의 대사산물로, 섬유질을 분해하고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페칼리박테리움은 대장 내 점막의 염증을 줄이고 면역체계를 강화하며 소화 과정을 돕는다.

실제 위암 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을 분석한 결과, 페칼리박테리움을 비롯해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콜린셀라', 소화 과정을 돕는 비피더스균 등 부티레이트를 생산하는 장내 세균도 감소해 있었다.

특히, 진행성 위암 환자의 면역억제인자(PD-L1, IL-10)가 높게 발현하는 현상도 부티레이트와 연관이 있다는 점도 규명했다. 위암 환자의 면역세포를 이식한 실험쥐를 통해 부티레이트가 위암 세포의 PD-L1과 IL-10의 발현을 억제했다. 이는 학계에서 부티레이트의 항암(항종양) 효과를 구체적으로 확인한 첫 사례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향후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진행성 위암 환자의 항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간 위암 환자에선 면역항암제를 사용해도 종양 미세환경에서 면역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면역항암제(면역관문 억제제)는 '면역관문 단백질(PD-L1 단백질)'의 발현을 낮춰 우리 몸의 면역세포(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연구책임자인 송교영 교수는 "이번 연구로 마이크로바이옴이 위암 환자의 치료 반응을 높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중견연구) 지원을 받은 해당 연구에는 송교영 교수와 조미라 교수, 정윤주 여의도성모병원 교수, 가톨릭대 의대 의생명과학교실 중개면역의학연구실 이승윤 연구원이 참여했다. 논문 전문은 다음 링크(https://doi.org/10.1080/19490976.2023.2300846)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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