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미약품은 보도자료를 내고 한미사이언스의 종속회사가 아닌 박 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독자 경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위해 한미약품은 그동안 지주회사에 위임해 왔던 인사 부문 업무를 독립시키고, 한미약품 내 인사조직을 별도로 신설했다. 또한 독자경영을 위해 필요한 여러 부서들을 순차적으로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대주주 3자 연합이 주장한 '한국형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의 시작이라는 게 한미약품 측 설명이다. 3자 연합은 우호 지분까지 더해 현재 한미약품그룹 지분의 과반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전날 한미약품에 인사·법무팀을 신설하고, 이승엽 전무와 권순기 전무를 각각 담당임원으로 발령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그동안 한미약품은 그룹의 핵심 사업회사로서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와 손발을 맞춰왔다”며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중심 독자경영 성과가 지주회사 등의 선진적 경영 구조 확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재현 대표는 이번 독자경영을 시작으로, 신약 개발 중심의 철학과 비전을 확산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한미의 시작과 끝은 임성기 선대회장의 신약개발 철학이 돼야 한다"며 "경쟁력 있는 양질의 의약품 개발 등 한미만이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는 분야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전날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한미약품의 인사·법무 인사발령이 난 지 1시간 만에 사장인 박 대표의 직위를 전무로 강등하고, 팔탄 제조본부로 발령하는 인사조치를 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박 대표가 항명성 인사명령을 냈고, 그에 대한 후속조치로 제조관리 업무만 하도록 제한한 것”이라며 “대표이사는 이사회 결정 사항이므로, 대표는 그대로 두되 사내 직급만 사장에서 전무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3자 연합 측을 대변하는 법무법인 세종 장재영 변호사는 “이번 (박 대표를 전무로 강등한) 발령은 정당한 인사권을 행사한 것인지 의문이 있다”며 “임종훈 대표는 한미약품에서는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이기 때문에 권한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효력이 없으면 무시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