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위기 넘겨...62개 병원 중 59곳 철회
조선대병원은 파업 돌입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 위기가 일단 해소되는 분위기다. 파업 예고 시한을 앞두고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노사 교섭이 타결됐다.
29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보건의료노조 조정회의에서 파업 예고 의료기관 62곳 중 59곳이 이날 오전 7시경 조정안을 수락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 합의했다. 지난 27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조정은 약 45시간 만에 마무리했다. 95.1%의 타결률이다.
노사 조정에 성공한 의료기관은 고려대의료원(안암·구로·안산), 이화의료원(목동·서울), 중앙대의료원(서울·광명), 한양대의료원(서울·구리), 한림대의료원(한강·강남·평촌·동탄·춘천), 강동경희대병원, 강동성심병원, 한국원자력의학원,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시동부병원, 대전을지대병원,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성가롤로병원, 민간중소병원 11곳, 지방의료원 26곳 등 59곳이다.
주요 합의 내용은 △의사 진료공백에 따른 일방적인 책임 전가 금지 △임금 인상 △불법의료 근절 △업무범위 명확화 △인력 확충 △교대근무자 처우 개선 △주4일제 시범사업 실시 등이다. 이에 따라 이들 의료기관은 이날 오전 7시로 예정돼 있던 파업을 철회하고 정상 근무한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올해는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더 큰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조속히 임단협을 타결하면서 의료공백 우려를 불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진료지원(PA) 간호사를 합법화하는 간호법이 통과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의료기관은 조선대병원, 호남권역재활병원, 노원을지대병원 3곳이다. 2곳은 조정이 성립되지 못했고, 1곳은 조정이 진행 중이다.
조선대병원은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를 결정함에 따라 이날 오전 8시 병원 로비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호남권역재활병원도 조정중지가 결정됐지만 환자 불편 등을 고려해 당장 파업하지 않고, 이날부터 병원 로비에서 농성에 돌입해 교섭을 이어가고 9월 3일 파업전야제를 하기로 했다.
노원을지대병원은 9월 11일까지 조정기간을 연장해 자율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사는 9월 9일 조정회의를 재개한다.
보건의료노조는 파업하더라도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투석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필수유지업무에 인력을 투입에 진료 차질을 최소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