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통과에 의협 내분...임현택 회장 탄핵안 제기
임 회장, 3일째 단식 투쟁 중
진료 지원(PA) 간호사 합법화를 골자로 하는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를 막지 못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에서 '대한의사협회 제 42대 회장 임현택 불신임 청원의 건'이 제기됐다. 경기도의사회 소속 조병욱 대의원과 부산광역시의사회 소속 조현근 대의원이 발의를 주도한다.
이 청원은 사실상 임 회장에 대한 탄핵안에 해당한다. 구체적인 사유로는 △간호법 제정 저지 실패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저지 실패 △환산지수 차등적용제 시행 등이다. 회원의 중대 권익 위반 등에 대한 현 집행부의 책임을 물었다. 또한, 임 회장이 무기한 집단 휴진 발언, 정권 퇴진 운동 발언 등으로 협회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불신임안은 재적 대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발의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청원의 형태로 불신임안을 먼저 발의하고 사후적으로 회원들의 동의를 촉구하고 있다.
향후 다른 대의원들이 이에 호응해 불신임안이 상정된다면, 의협 대의원회는 탄핵 표결에 들어간다.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회의에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이 결정된다.
해당 청원안은 "의협은 단일대오로 투쟁에 나서있는 사직 전공의들과 휴학 중인 학생들에 대하여 돕기는 커녕, 불특정인들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분란만 만들어 냈다"며 "당선 이후 준비된 회장이라며 빠른 권한 이양을 요구해오던 모습과는 달리, 아무런 정책도 사업도 없는 말만 앞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 뒷수습도 제대로 하지 못해 부끄러움은 회원들의 몫으로 남겨왔다"며 "본 청원은 의견수렴 목적으로 작성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 회장은 '국민생명을 구하기 위한 대통령·국회 결단 촉구'를 주장하며 3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앞 단식 농성장에서 브리핑을 진행한 그는 "간호법은 간호사가 진단하고, 간호사가 투약 지시하고, 간호사가 수술하게 만들어주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의협 차원에서 '간호사 불법진료 신고센터'를 운영해 피해 신고를 받고, 의사들의 정치세력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