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부터 알츠하이머까지...건강 도우미 HDL

'2024 장수인자 HDL 심포지엄'서 최신 지견 공유

케리앤 라이 호주 UNSW 시드니 의생명과학대학 교수는 HDL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춰준다고 설명했다 . 사진=천옥현 기자.

인구 고령화로 심혈관 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는 가운데 HDL의 역할이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콜레스테롤은 크게 저밀도콜레스테롤(LDL)과 고밀도콜레스테롤(HDL)로 나뉜다. 이 중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HDL은 혈관 내막에 쌓인 잉여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27일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2024 장수인자 HDL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여주는 HDL에 대한 최신 지견을 나눴다.

기조연설을 맡은 케리앤 라이 호주 UNSW 시드니 의생명과학대학 교수는 HDL의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혈관에 단단한 지방층이 생겨 동맥을 막고, 플라크(경화반)가 형성되는데 심해지면 뇌졸중이나 협심증, 심장마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HDL은 플라크가 형성되는 것을 막고, LDL이 높아지는 걸 막아 죽상동맥경화와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춘다”고 밝혔다.

쿠바 국립과학연구센터는 HDL을 증가시키는 ‘폴리코사놀’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폴리코사놀은 쿠바 국립과학연구센터가 쿠바산 사탕수수 줄기와 잎의 왁스에서 추출해 개발한 성분이다. 사라이 멘도자 까스따뇨 쿠바 국립과학연구센터 연구개발 국장은 “대사증후군 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폴리코사놀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섭취군의 HDL이 8.7% 상승했고, 총 콜레스테롤과 LDL은 각각 10.6%, 13.8% 감소했다”고 말했다.

조경현 레이델 연구원장은 “12주간 쿠바산 콜리코사놀을 건강한 일본인 대상으로 인체 적용 시험을 한 결과, 폴리코사놀 섭취군에서는 간기능 수치(AST·ALT)가 복용 전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했고, 당뇨병 지표인 당화혈색소 수치도 약 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장은 “레이델 폴리코사놀은 HDL 양을 증가시키고, HDL 품질과 기능을 향상시킨다”고 했다.

HDL과 알츠하이머의 연관성을 연구한 내용도 발표됐다. 뇌에서 산화스트레스가 많이 발생하면,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생산이 촉진되는데, HDL이 산화스트레스를 줄이고, 아밀로이드 베타를 뇌 밖으로 배출까지 한다는 내용이다.

로라 칼라블레시 이탈리아 밀라노대학교 약리학 교수는 “HDL은 신경세포막에 있는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직접 아밀로이드 베타와 결합해 뇌 밖으로 아밀로이드 베타의 배출을 촉진한다”며 “밀라노대 연구팀에서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혈중지질, 콜레스테롤 배출 능력 등을 평가한 결과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았고, LCAT 비율이 감소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LCAT 효소는 HDL이 콜레스테롤을 잘 흡수하게 해 체내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어 “HDL을 많이 투입할수록 뇌에서 신경세포 작용을 돕는 성상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다만 이를 활용해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까지 하기 위해서는 HDL을 크게 증가시켜야 하며, 어떤 유형의 HDL이 가장 좋은지 확인하는 등의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쿠지 시라마와 시라사와 항노화 의학 연구원 원장은 “아밀로이드 베타가 뭉쳐서 작은 덩어리(올리고머)를 형성하는데 이는 알츠하이머에서 신경세포 사멸과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한다”며 “동물 실험을 통해 쥐에게 폴리코사놀을 장기 섭취하게 한 결과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를 억제하고, 혈액뇌장벽(BBB) 기능 장애를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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