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앓고도 담배 못 끊어"...계속 피우다간 '이 병'까지
금연만 해도 뇌졸중 후 심근경색 위험도 크게 떨어져
국내 상당수 흡연자가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을 앓고도 담배를 끊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이들 환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금연 교육과 관련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박명수·천대영·한성우 교수와 신경과 이민우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팀은 20일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0년 1월~2016년 12월 허혈성 뇌졸중을 진단받은 40세 이상 19만9051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중 뇌졸중 진단 전 흡연자는 3만5054명(18%)이었는데, 이 중 3분의 2인 2만2549명이 뇌졸중 진단 후에도 흡연을 지속했다. 특히, 전체의 2% 수준인 3914명은 뇌졸중을 진단받은 후 흡연을 새롭게 시작했다. 흡연은 혈관 손상을 유발하고 혈관을 막히게 만들어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다.
특히 뇌졸중 이후엔 심근경색 위험이 증가한다. 이번 연구에서도 금연만 실천해도 뇌졸중 후 심근경색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에서 전체 허혈성 뇌졸중 환자 19만9051명 중 5734명(3%)이 뇌졸중 진단 후 심근경색을 겪었다. 연령, 신체활동, 기저질환, 음주 및 흡연력 등의 변수를 조정한 뒤 심근경색 위험을 분석한 결과 흡연이 뇌졸중 후 심근경색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켰다.
신규 흡연자와 지속 흡연자는 비흡연자와 비교해 심근경색 발생 위험도가 1.5배로 매우 높았다. 반면 과거에만 흡연했거나 뇌졸중 후 금연하면 심근경색 위험도가 각각 0.85와 1.07 수준으로 나타나 비흡연자보다 낮거나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박명수 교수는 “뇌졸중 진단을 받은 환자는 심근경색 예방을 위해 항혈전제, 항고혈압제, 지질강하제 등의 약을 복용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금연과 같은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서 뇌졸중 후 심근경색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천대영 교수는 “많은 흡연자들이 뇌졸중을 겪은 뒤에도 흡연을 계속하지만 이번 연구로 흡연 습관 자체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임상의는 뇌졸중 진단 환자에게 흡연의 위험성을 적극 경고하고 흡연을 자제하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교수는 “최근 연구에서 뇌졸중 경험자들이 우울증을 겪으며 흡연을 중단하지 못하거나 새롭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울증 증상이 있는 뇌졸중 환자들에게는 좀 더 적극적인 금연 교육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SCIE급 국제 학술지인 «신경역학(Neuroepidemiology)» 6월호에 게재됐다. 전문은 다음 링크(https://doi.org/10.1159/000540058)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