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건부] 밥 먹을 때마다 '쩝쩝' 소리...유독 거슬리는 이유는?

쩝쩝·딸칵·또각 등 소리...거슬리고 불쾌감 심하게 느껴진다면 미소포니아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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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을 때 쩝쩝 소리, 볼펜 딸칵거리는 소리 등이 거슬리고 불쾌감이 심하게 느껴진다면 미소포니아일 수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밥 먹을 때 쩝쩝 소리, 볼펜을 딸칵거리는 소리 등 유독 거슬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어디서든 쉽게 들을 수 있는 소리지만 누군가에게는 불쾌감을 넘어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특정 소리에 예민하다면 청각에 대한 혐오감을 느끼는 미소포니아(misophonia)일 수 있습니다.

미소포니아는 소리 강도와 관계없이 특정 주파수나 상황에서 나는 소리에 불편함을 느끼는 질환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불편해하지 않는 소리가 소음으로 들리는 것이죠. 자판 치는 소리, 목 가다듬는 소리, 구두 소리 등이 모두 소음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정도가 심하면 부정적인 감정에서 끝나지 않고 식은땀을 흘리거나 심장이 두근대는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타인과 만나는 상황 자체를 회피해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죠.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미소포니아 환자를 분석했더니 환자들은 특정 소리에 대해 짜증, 불안을 넘어선 분노와 공황을 느끼고 혈압이나 심박수, 체온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소포니아는 단지 귀가 예민해서 나타나는 걸까요? 원인은 귀가 아니라 뇌에 있습니다.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본능적인 행동이나 정서, 감정을 조절하는 곳인 대뇌변연계와 자율신경계간 연결이 과도하게 활성화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환자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법(MRI)으로 촬영한 결과 특정 소리를 들었을 때 연결성이 강해지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미국 뉴캐슬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평소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소리를 막는 근육이 손상된 경우에도 미소포니아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쌓이면 결국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평소 건강한 소리를 자주 들어 스트레스를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클래식 음악을 듣거나 산책하며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이죠.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치료는 주로 인지행동요법으로 이뤄집니다. 보통 2~4개월 안에 증상이 호전되지만 사람에 따라 최대 2년 정도 걸리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먼저 혐오감을 느끼는 소리를 최대한 피한 뒤 약한 자극부터 의도적으로 노출해 적응하는 치료를 받게 됩니다. 저주파 소음을 듣다가 전체 주파수 소음을 듣는 방법도 있습니다. 보통 미소포니아 환자들은 고주파에 예민하기 때문입니다.

자극하는 소리를 타인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내는 방법도 이용됩니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소리에 더 자주 노출되면 소리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소리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분노나 우울감 등을 느낀다면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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