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넣고 콘플레이크 먹어"...치매 앓은 90대男 사망, 무슨 일?
치매 앓은 92세 남성...우유 아닌 세제를 콘플레이크에 넣고 먹은 후 건강 상태 심각해져 결국 사망
치매를 앓고 있던 한 90대 남성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던 가운데, 최근 이 사건이 '사고사'로 종결됨에 따라 아일랜드와 영국의 언론이 일제히 소개했다. 그가 우유 대신 세제를 콘플레이크에 부어 먹고 건강상태가 악화돼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결 난 것이다.
아일랜드 매체 이그재미너와 영국 데일리메일,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더블린 출신의 92세 톰 맥도날드는 콩고에서 복무한 방위군의 퇴역 군인이었으며, 이후 회계사로 일해왔다. 5년 전에 치매 진단을 받았고, 사망 전 5개월 동안 증상이 눈에 띄게 악화됐다. 톰의 딸 중 한 명인 에일베 맥도날드는 어머니 비올라가 요양원에 입원 한후 19개월 동안 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톰은 치매를 앓고 있어 낮과 밤을 혼동하고 자주 이상한 시간에 일어나 음식을 먹으려 했다. 에일베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밤, 2023년 3월 9일 새벽 3시 30분경에 톰이 주방에서 콘플레이크를 만드는 소리를 들었다. 20분이 지나도 아버지가 침대방으로 돌아오지 않자, 그를 확인하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톰은 무언가를 먹고 난 후였고 몸이 좋지 않다고 했다. 에일베는 콘플레이크 그릇에 있는 보라색 세제를 발견했다. 놀라서 혹시 그걸 먹었는지 확인하자 아버지는 그렇다고 했다.
톰은 음식을 토해냈고 물을 마신 후에도 몸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병원에 안가겠다 했지만 30분이 지나도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난다고 하자 딸이 구급차를 불렀다. 더블린의 세인트 빈센트 대학교 병원(SVUH)으로 급히 이송되면서 병원으로 가는 구급차 안에서 계속 토를 했다. 응급실에 도착해 우선적으로 치료받았다.
그러나 세제가 폐와 위에 영향을 미쳐 호흡에 문제가 생겼다. 의료진은 국립중독정보센터에 연락했지만 세제에 대한 해독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톰은 진정제를 투여받았다. 그럼에도 상태가 악화됐고, 그날 아침 오전 8시 50분 사망 선고를 받았다. 그의 담당 의사 존 박사는 톰의 치매와 심장 질환도 그의 사망에 기여했을 것으로 진단했다.
톰은 사망 당시 치매의 일반적인 증상으로 미각이 떨어진 상태였다. 이로 인해 세제를 먹었을 때 즉시 알아차리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가족들의 주장이다. 수년에 걸쳐 그의 치매 증상 심각도가 자주 변했다. 가족에 따르면 당시 톰은 스스로 음식을 준비할 수 없어서 냉장고에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상해 보이는 음식도 모두 먹어왔을 수도 있다. 에일베는 "그날 아버지가 세제를 섭취하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치매 환자,신경전달물질 불균형으로 미각 상실되거나 변화 겪기도
치매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중 하나로 미각 상실 또는 미각 변화가 있다. 치매는 뇌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미치며 미각을 담당하는 뇌 영역도 손상될 수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에서는 미각 신경 경로가 둔해지며, 신경 전달 물질의 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에 미각을 포함한 감각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미각이 둔해지거나 상실되면 환자는 특정 음식의 맛을 느끼지 못하거나, 음식의 맛을 싫어하게 되어 식사를 피할 수 있다.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아 영양 결핍상태에 놓일 수도 있다. 더욱이 미각이 둔해지면 부패한 음식이나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구별하지 못하고 섭취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로 인해 세균 감염 등으로 건강이 악화되는 사례도 종종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