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에 고름 찼다는 ‘폐농양’…70대 이상엔 위협적

대부분 항생제로 치료…그래도 안 되면 주사 꽂아 고름 빼내야!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올해 예순 K 씨는 최근 잦은 기침과 함께 숨이 찼다. 무엇보다 체중이 급격히 줄고 있어 겁이 덜컥 났다. 영업상 술자리를 자주 가질 수밖에 없는 그여서 행여 큰 병이 났을까 걱정해서 지난달 말 집 근처 종합병원을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흉부 CT 검사 결과 오른쪽 폐 부위에 종양이 의심됐다. 하지만 기관지 내시경검사를 받으니, 우측 폐에 고름이 찬 ‘폐농양’(肺膿瘍, lung abscess)이 있다고 나왔다. 폐에 염증이 생겨 폐 조직 세포가 죽어 폐 안에 구멍이 생기고 거기에 고름이 찬 것.

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에서 폐농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5만 명에 달한다. 70대가 26.8%로 가장 많고 60대(24.6%), 50대(18.5%) 순이다.

마른기침으로 시작하여 점차 가래가 섞인 기침으로 발전한다. 가래도 중상이 심해지면서 양이 점점 많아지고, 노랗거나 탁한 색을 보이며, 심한 악취가 날 수도 있다.

폐농양, 마른기침으로 시작해 폐 기능 저하, 각종 후유증에 사망까지

하지만 폐농양은 단순한 폐렴과는 다르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폐 조직을 파괴하고, 폐 기능을 낮추며, 사망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다. 농흉, 뇌농양, 패혈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K 씨는 처음 항생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적극적인 항생제 치료에도 농양 크기 줄어들지 않자 고민이 계속됐다.

이번엔 폐 쪽에 주삿바늘을 꽂아 고름을 빼내는 ‘경피적 폐농양 배액술(排液術)’을 받았다. 부산 온종합병원 영상의학인터벤션센터 최기복 소장은 “신체 내부에 생긴 고름을 제거하기 위해 피부에 작은 절개를 내고, 관을 삽입하여 고름을 배출시키는 방법”이라며, “이는 수술 없이 진행할 수 있으며, 절개 부위가 작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고 했다.

[사진=온종합병원]
다만, 시술 과정에서 폐의 구조와 기능을 손상하지 않도록 경피적 배액술은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폐농양의 크기가 크고, △농양이 파열되어 흉강에 고름이 찬 때에만 시행하게 된다.

그러나 경피적 배액술이 어렵거나, 농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흉부외과 전문의를 통해 흉부 절개수술이나 흉강경 수술 등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K 씨의 경우, 배액술로도 농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결국 흉강경을 이용한 ‘폐막 박피술(剝皮術)’까지 받았다. 문제가 된 폐의 막을 벗겨내며 고름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

한편, 100세 장수 시대에 폐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폐 건강이 나쁘면 혹시 있을 다른 수술에서도 중요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

그런데 폐 건강 수칙 1호가 ‘금연’이다. 흡연은 폐암을 비롯한 다양한 폐 질환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규칙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은 폐 기능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에 이롭다. 평소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뱉는 복식호흡을 하는 것도 폐 건강에 좋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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