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많이 해서 목 통증?"...실제론 '이 뇌암', 몇 달밖에 못산다는 11세, 무슨 일?
1년간 목에 극심한 통증 호소한 11세 소년...게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했지만 결국 뇌암, 미만성 뇌간교종 진단 받아...8-11개월 시한부 선고
정말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너무 많이 한 탓일까? 목에 알 수 없는 통증이 시작된 아이는 게임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자, 주위에서 게임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에 목뼈가 아픈 것이라는 핀잔을 들었다. 하지만 이 아이의 목에 고통을 가한 실제 원인은 뇌간 주변에서 '문어처럼' 자라나는 치명적 암에 의한 것이었다. 이제 겨우 11세인 소년은 불과 몇 달밖에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영국 서퍽의 서드베리에 사는 로니 후드는 주말마다 휴대폰으로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여느 또래 아이들과 같은 평범한 소년이었다. 그러던 그가 언제부터인가 목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1년간 견디기 힘든 목 통증을 호소했다. 뭔가 심상치 않다고 여긴 부모 비키(50세)와 닉(58세)은 그를 가족 주치의에게 데려갔다.
의사는 휴대폰을 장시간 사용한 탓에 목에 긴장이 생긴 것 같다며 별다른 검사는 하지 않았고, 반복적 긴장 부상(Repetitive Strain Injury, RSI)으로 추정해 물리치료사에게 치료를 받았다. RSI는 특정 동작이나 자세를 반복적으로 수행할 때 근육, 신경, 힘줄 등에 발생하는 통증이나 손상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로니의 통증은 더 심해졌다. 병원 MRI 검사를 요청해 지난 2월에 실시한 결과, 로니의 뇌와 척추 상단 근처에서 문어 모양의 종양이 발견됐다. 추가 분석 결과, 이 종양은 희귀한 유형의 뇌암인 미만성 뇌간교종(Diffuse Intrinsic Pontine Glioma, DIPG)으로 밝혀졌다. DIPG는 뇌간, 특히 교뇌(Pons)에 발생하는 중선 교모세포종의 특정 유형을 가리키는 용어다. 흔히 미만성 뇌간교종(Diffuse Midline Glioma, DMG)라고도 하며, DMG는 DIPG를 포함한 다른 중선 영역에 발생하는 유사한 유형의 교모세포종을 포괄하는 더 넓은 의미로 쓰인다.
주로 어린이에게 걸리는 DIPG, 생존 기간 11개월에 불과... 가족들 포기 할 수 없어 신약에 희망
DIPG는 영국에서 매년 약 20~30명의 어린이, 주로 5세에서 10세 사이에서 발생한다. 뇌의 두 반구 사이에 있는 중선에서 자라나는 종양은 1년 이내에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는 단 2%에 불과하다. DIPG로 진단된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8개월에서 11개월 사이로 보고된다.
닉은 “아들이 희귀 뇌암에 걸렸다는 MRI 결과를 받았을 때, 그 소식을 믿을 수 없었다. 마치 버스에 치인 것 같았다. 로니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는 고통과 좌절감에 울었고, 나중에는 오른손이 마비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로니는 이미 1차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았지만 이마저 제한적이었다. DIPG에는 항암치료도 효과가 없다. 영국에서 DIPG에 대한 다른 치료 옵션도 거의 없다. 그의 부모는 현재 미국에서 임상 시험 중인 'ONC201'이라는 약물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 약은 로니의 종양에 있는 'H3K27'이라는 돌연변이를 타겟으로 하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는 이 치료비 마련을 위해 5만 파운드(한화 약 8700만원)를 목표로 고펀드미(GoFundMe) 모금을 시작했다.
닉은 "현재로서는 종양이 더 커지기 전에 다른 치료를 받을 자격이 안되고,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우리는 로니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 하고 있다. 아들을 빼앗아 가는 것을 가만히 기다릴 수는 없다"고 호소했다.
로니는 학교에 돌아갈 수 없을 만큼 상태가 나쁘다. 종양 주변의 부기를 줄이기 위해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고 있지만 약물의 부작용으로 인해 로니는 얼굴과 몸이 부은 상태다. 로니가 DIPG 진단을 받은 지 4개월이 지나는 동안 외모도 급격히 변했다. 외모에 민감한 로니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집을 나가는 것도 꺼린다.
미만성 뇌간교종, 덩어리 암이 아닌 문어발 형태로 암이 뿌려져 있어 수술 거의 불가능
미만성 뇌간교종에 걸린 한 아이가 코로나19 팬데믹 전 미국에서 개발된 신약을 시도해 26개월 정도 더 산 것으로 보고된 사례가 있다. 결국 사망했지만, 평균 8~11개월이 생존기간임을 감안 할 때, 신약으로 인해 생존 기간을 2배 이상을 늘린 것이다. 이에 따라 로니의 부모도 신약 치료를 받길 희망한 것으로 보여진다.
미만성 뇌간교종은 뇌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뇌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인 뇌간에 생긴다. 덩어리의 암이 아니라 파종한 것처럼 암이 뿌려진 형태로 있기 때문에 수술도 불가능하다. 종양이 문어 다리 모양으로 걸쳐 있다는 것이 이 뜻이다. 더욱이 뇌의 정보가 뇌간에 가서 척수신경과 연결돼 얼굴, 팔다리 등이 움직여지는데 이 부위를 잘못 수술 할 시 심각한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그만큼 수술이 어렵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