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던 30대 벼락 맞고 심정지"…8월 낙뢰 사고 빈번, '이것' 기억해야

광주 한 대학교에서 30대 남성 낙뢰 맞아 쓰러져 병원 이송...국내 낙뢰 사고 7,8월에 집중, 낙뢰는 더 위험한 형태의 번개, 응급처치 등 알아두기

5일 광주 한 대학교에서 길을 가던 30대가 낙뢰를 맞고 쓰러진 일이 발생했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된 가운데 당국은 학교 내부에서 낙뢰에 감전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은 사건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일 광주 한 대학교에서 길을 가던 30대가 낙뢰를 맞고 쓰러진 일이 발생했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된 가운데 당국은 학교 내부에서 낙뢰에 감전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현재 조사 중이다.

이날 광주와 전남 일부 지역에는 불안정한 대기 상태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리면서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낙뢰 맞을 확률 지극히 낮지만...국내 낙뢰 71%가 6~8월에 집중,

낙뢰에 맞을 확률은 매우 낮다. 미국 기준 한 통계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일생 동안 낙뢰에 맞을 확률은 약 1/15,300이다. 일부 조건에서는 그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미국의 통계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국내에서 연간 낙뢰 발생 횟수 (약 20만 회)와 인구 대비 확률로 대략 추정해보면 한국에서 일생 동안 낙뢰에 맞을 확률은 1/10,000~1/15,000 사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해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낙뢰의 71.5%는 6~8월에 집중된다.

벼락과 낙뢰는 같은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모두 대기 중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전기 방전을 의미한다. 낙뢰는 적란운(thunderstorm cloud)에서 전기를 띤 입자가 땅으로 떨어져 전기를 방출한다. 이 상태에서 주변 대기가 급격히 팽창하면서 생기는 폭발음이 천둥이고, 강한 빛이 번개다. 번개의 25% 정도가 벼락이 된다.

다만 벼락과 낙뢰는 기술적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벼락은 일반적으로 대기 중에서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전기 방전을 의미하며, 구름 내에서 구름끼리 또는 구름과 대기 사이에서 일어나는 전기 방전 현상을 모두 포함한다. 낙뢰는 구름과 지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전기 방전을 말한다. 이에 따라 구름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번개를 지칭하며, 사람과 건물, 나무 등 지상의 물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낙뢰는 더 위험한 형태의 번개로 간주된다. 지상에 있는 물체와 접촉하여 화재나 인명 피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낙뢰 사고는 주로 여름철에 산지와 주변에 높은 구조물이 없는 평지에서 인명 사고로 이어진다. 해변이나 해수면 역시 습한 평지로 위험지대에 속한다.

낙뢰가 지나가는 곳 전압 1억볼트 이상, 태양보다 뜨거워...80% 즉사한다고 보고 돼 

갑자기 떨어지는 낙뢰에는 맞설 방법이 없고 무조건 피해야 한다. 낙뢰가 지나가는 곳의 전압은 약 1억 볼트 이상이다. 온도는 태양 표면보다 4배나 뜨거운 2만 7000℃다. 사람이 맞으면 80%가 즉사한다고 보고된다.

낙뢰는 크게 △직격뢰 △접촉뇌격 △측면 섬락 △보폭 전압 등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직격뢰는 벼락이 직접 사람 몸을 관통해 땅으로 떨어진 것을 말한다. 골프채나 등산스틱, 우산 등의 물체에 떨어진 벼락이 사람을 거쳐 땅으로 들어간 경우가 접촉뇌격이다. 두 경우 모두 심장마비 등 장기 손상으로 대부분 사망한다. 측면 섬락은 물체에 떨어진 벼락이 공기를 통해 사람에게 전달된 상태로 전류가 심장이나 머리로 흐르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보폭 전압은 땅으로 떨어진 벼락이 대지에 머무르고 있을 때 근처에 있던 사람의 발에 흘러 들어간 것이다. 양 발 사이 전압 차이가 일정 값이 넘으면 위험할 수 있다.

낙뢰 피하려면 천둥번개 칠 때 가급적 건물안으로...짧은 보폭으로 달리고 30-30규칙 지키기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발표한 ‘낙뢰 위험 예방 행동 요령’에 따르면 낙뢰를 피하려면 천둥 번개가 칠 때 나무나 가로등, 전봇대처럼 높고 뾰족한 곳을 피하고 가급적 건물 안에 머물러야 한다. 천둥 번개가 칠 때 뾰족한 구조물에서 떨어져야 하는 이유는 전기를 띤 입자가 빨리 이동하려고 뾰족한 물건에 먼저 닿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벼락을 피하는 ‘30-30 규칙’이 있다. '30초내 대피하고 30분 후 움직인다'는 뜻이다. 번개가 치고 30초 내 천둥이 울리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다. 이후 마지막 천둥이 울리고 30분이 지난 뒤 움직이는 것이다. 빛의 속도가 30만㎞/s이고 음속 330㎧로 번개가 치고 30초 이내에 천둥이 울렸다면 매우 가까운 곳에서 번개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번개가 번쩍이고 6~7초 후 천둥이 들렸다면 약 2㎞ 거리에서 번개가 친다는 뜻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기상청이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나 ‘대기 불안정에 의한 비’를 예보했다면 바깥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낙뢰 예보 시에는 등산, 골프, 낚시 활 동을 가급적 자제하고, 부득이 외출 시에는 우산보다는 비옷을 준비해야 한다.

만약 개인 주택에서 산다면 천둥 번개가 동반될 때 집안에서 샤워를 하거나 설거지를 하는 등 물을 가까이하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번개가 배관을 통해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속 파이프보다는 플라스틱 파이프가 번개가 이동할 위험이 더 적지만, 낙뢰가 발생하는 동안에는 배관에 물이 흐르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뇌우 동안에는 모든 물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샤워, 목욕, 설거지, 손 씻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공동주택보다는 개인주택이 많은 현지사정을 반영한 내용이다.

낙뢰에 감전 됐다면 의식 바로 확인하고 화상부위 찾기...무조건 빨리 병원으로 이송이 관건 
낙뢰에 맞아 감전이 된 것을 발견했다면 즉시 119에 연락한다. 이후 서둘러 응급처치에 들어가야 한다. 먼저 주변인들과 함께 낙뢰로부터 안전한 장소로 낙뢰 피해자를 옮긴다. 의식을 확인하고 정신을 잃은 상태라면 호흡·맥박을 잰다. 호흡이 멎어 있을 때는 인공호흡을, 맥박도 멎어 있으면 인공호흡과 함께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

119 구조요원이 올 때까지 주변인들과 함께 피해자를 응급조치하고 피해자의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아직 맥박이 뛰고 숨을 쉬고 있다면 주변인과 함께 피해자의 다른 상처를 가능한 한 빨리 찾는다. 몸에서 낙뢰가 들어가고 빠져나온 화상 부위를 찾는 것이다. 화상이 얼마나 심한지 그 부위가 어떤지 확인한 다음 신경계 피해와 골절 여부, 청각과 시각의 손상 여부를 체크하는 것도 좋다. 아직 의식이 있다면 환자가 가장 편한 자세로 안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환자의 의식이 분명하고 건강해 보여도 감전은 몸의 안쪽 깊숙이까지 화상을 입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에서 응급 진찰을 받아야 한다.

산에서의 낙뢰 대피 요령

△산은 낙뢰의 안전지대가 아니므로 가급적 등산을 삼간다.

△낙뢰는 높은 물체에 떨어지기 쉬우므로 정상부에 있으면 신속히 하산한다.

△낙뢰 발생 시 즉시 몸을 낮추고 움푹 파인 곳이나 계곡, 동굴 안으로 피한다.

△정상부 암벽 위에서는 즉시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다.

△키 큰 나무 밑은 낙뢰가 떨어지기 쉬우므로 피한다.

△등산용 스틱이나, 우산같이 긴 물건은 땅에 뉘어 놓고, 몸에서 떨어뜨린다.

△야영중일 때는 침낭이나 이불을 깔고 앉아 몸을 웅크린다.

야외 평지에서 낙뢰 대피 요령

△평지에서 번개가 칠 때에는 몸을 가능한 낮추고 움푹 파인 곳으로 대피한다.

△평지에 있는 나무나 키 큰 나무에는 낙뢰 가능성이 크므로 피한다.

△골프장에서는 골프를 즉시 중단해야하며, 골프채는 몸에서 떨어뜨리고 건물이나 낮은 장소로 대피한다.

△농촌에서는 삽, 괭이 등 농기구를 몸에서 떨어뜨리고 몸을 낮춘다.

△자동차에 타고 있을 때는 차를 세우고 차 안에 그대로 머문다. 차에 번개가 치면 전류는 도체인 차 표면을 따라 흘러 타이어를 통해 지면에 접지된다.

△낚시를 하고 있으면 낚싯대를 몸에서 떨어뜨리고 몸을 낮춘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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