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개진 다리 2배 붓고, 거의 대머리 돼"... '이 모기'에서 시작된 악몽, 무슨 일?

약혼 여행 중 흰줄숲모기에 물려 발진 시작...이후 처방 항생제 상호작용으로 더 심각한 부작용 겪은 여성의 사연

한 여성이 카리브해로 여행을 떠났다가 악몽 같은 일을 겪었다. 온몸이 타듯 피부가 벗겨지고 머리카락과 손톱이 떨어져 나가는 등의 심각한 증상을 겪은 것. 지옥 같은 고통의 시작은 모기 한 마리에서 시작됐다.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한 여성이 카리브해로 여행을 떠났다가 악몽 같은 일을 겪었다. 온몸이 타듯 피부가 벗겨지고 머리카락과 손톱이 떨어져 나가는 등의 심각한 증상을 겪은 것. 지옥 같은 고통의 시작은 모기 한 마리에서 시작됐다.

영국 켄트주 애쉬포드에 사는 37세 에이미 웰스는 남편 찰리(27세)와 함께 2023년 1월 22일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여행을 떠났고, 나흘 뒤 에이미의 생일에 그곳에서 약혼했다. 1월 28일 돌고래와 함께 수영하며 하루를 보낸 에이미는 이후 목에 발진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목부터 생긴 발진은 금세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어떤 원인으로 이런 반응이 나타난 것인지 이때는 알지 못했다. 영문도 모른 채 섬에 있는 병원에 갔지만, 그곳에서도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일단 발진과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세프트리악손(ceftriaxone)이라는 항생제를 투여 받았다. 다만, 자신이 사는 영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항생제였다.

이때 에이미는 치아 염증때문에 아목시실린(amoxicillin)을 복용하고 있었지만 언어장벽으로 인해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했다. 병원에 입원 후 2월 1일 작은 물집들이 남아 있었을 뿐 감염 표지가 떨어져 영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그런데 10시간 동안 비행하는 동안 허벅지가 두 배로 부풀어 올랐고, 몸 안에서 부터 피부 바깥쪽으로 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영국에 도착해 켄트 애쉬포드에 있는 윌리엄 하비 병원의 응급실로 이송됐다. 응급실에 있는 동안 물집이 터져 액체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그동안 에이미는 입원 병동에 자리가 없어 복도에서 침대를 배정받기까지 56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흰줄숲모기에 물려 바이러스 감염, 이후 두 항생제 상호작용으로 드문 증상 나타나 

에이미의 처음 발진이 모기 때문이라는 것은 영국 의료진에 의해서 발견됐다. 에이미의 다리에서 모기에 물린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발견된 것이다. 이에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호랑이 모기)에 물린 것으로 추정됐다. 이 모기는 동남아시아에서 유래해 현재 유럽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추세다.

흰줄숲모기에 물린 감염이 첫 발진의 원인이었고, 이후 온몸이 불타는 느낌이 들고 물집이 부풀어 오르도록 심해진 까닭이 두 가지 항생제가 반응해 부작용으로 인한 반응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에이미가 복용 중이던 아목시실린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처방받은 세프트리악손의 약용이 부딪힌 것이다.

아목시실린은 페니실린 계열에 속하는 항생제다.  주로 귀, 비강, 목, 피부, 요로, 폐 등의 감염 치료에 널리 사용된다. 세프트리악손은 세팔로스포린 계열의 항생제로, 아목시실린과 비슷하게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데 사용된다. 다만 특정 다른 항생제와 병용 시, 효과가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고, 부작용으로 과민 반응(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날 수 있다. 

세프트리악손과 아목시실린은 비슷한 작용 메카니즘을 가지므로 병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둘 다 세포벽 합성을 저해하는 작용 때문에 같이 써도 추가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두 항생제를 병용할 경우,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크며 에이미의 사례처럼 두 약물 모두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해 심각한 피부 발진을 일으킬 수 있다.

치료를 받는 중 에이미의 몸에 난 물집은 터져가기 시작했고 피부까지 벗겨져갔다. 일부 피부는 퇴원 후 까지 녹색으로 남아있었다. 처방된 연고를 꾸준히 발랐고, 다리 발진이 낫는 데는 3주가 걸렸다.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피부 발진 없어지는 가운데 손톱 발톱 빠지고 거의 대머리 될 정도로 탈모 겪어 

치료를 받는 중 에이미의 몸에 난 물집은 터져가기 시작했고 피부까지 벗겨졌다. 일부 피부는 퇴원 후 까지 녹색으로 남아있었다. 처방된 연고를 꾸준히 발랐고, 다리 발진이 낫는 데는 3주가 걸렸다. 지금은 무릎 아래 양쪽 다리의 절반을 덮는 흉터가 생겼다. 전에 어떤 것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적이 없었던 에이미는 이 반응으로 10주 동안 일을 쉬어야 했다.

피부 발진은 나아지긴 했지만 다른 고통스러운 증상들이 나타났다. 4월부터 손가락과 발톱이 빠졌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달만에 머리카락이 계속 빠져 5월에는 거의 대머리로 보일 정도였다. 모발 전문의에게 진료 받은 결과 충격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에이미는 “내 머리에 머리카락이 사라져 가는 것이 견디기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머리카락은 나를 정의하는 부위다. 거울을 보면 끔찍했고, 내가 아니라고만 생각했다"고 그때의 고통을 전했다.그러면서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앞으로의 삶을 살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증상이 잦아들면서 에이미와 찰리는 지난 10월 14일 결혼했다.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등 전염시키는 흰줄숲모기...적응력 뛰어나 유럽 지역에서도 번식 중

에이미를 문 흰줄숲모기는 '아시아호랑이모기(Aedes albopictus)'로도 불린다. 이 모기에 물리면 뎅기열, 치쿤구니야 및 지카 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이전에 아프리카, 아시아 및 아메리카의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됐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이 침입종이 유럽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고된다.

2013년 흰줄숲모기는 유럽 전역의 8개 국가에 자리잡아 114개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10년 후인 2023년에는 13개 국가와 337개 지역에까지 퍼져 서식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 전역, 스페인, 프랑스 및 독일의 일부 지역을 포함한다. 흰줄숲모기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으로도 유명하며, 주로 낮 동안 활동한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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